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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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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라임 金회장’, 수십억 흘러간 법인 대표에 직원들 앉히고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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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들 "내가 페이퍼컴퍼니 대표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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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라임 살릴 회장님’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여러 페이퍼컴퍼니에 운전기사 등 임직원들을 대표이사로 앉히고 회사 인수, 자금 유출 등에 활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들 사이에선 본인이 페이퍼컴퍼니의 대표이사였는지도 몰랐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김 회장 본인이 등기된 법인은 전혀 없어 처음부터 탈법적인 일을 염두에 두고 법인을 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23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김 회장이 실소유했던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와 재향군인회 상조회와 관련해 주주이거나 자금을 빼낸 페이퍼컴퍼니들의 대표이사는 김 회장의 임직원들이 맡았다. 향군 상조회 인수 당시 주주사 중 한 곳인 비즈제이홀딩스의 대표이사는 최근 이종필 라임 부사장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운전기사 성모씨였다가 역시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운전기사 한모씨로 한 차례 바뀌었다. 또 향군 상조회에서 17억2,000만원을 판매촉진비 명목으로 받아간 아바드코퍼레이션의 경우 전 직원 A씨가 대표이사였다.

스타모빌리티의 대주주 루플렉스투자조합의 최대출자자 브레이브컴퍼니 대표는 스타모빌리티 현 대표 이모씨다. 또 브레이브컴퍼니의 법인통장에서 45억원이 이체된 브레세드컴퍼니의 대표이사는 신원 미상의 D씨가 맡았다. 다만 사내이사로 성씨가 등록돼 있었다.[관련 기사 ▶[단독] ‘라임 金회장’ 라임 투자사서 빌린 65억 도피자금 쓰였나]

이외에 마라나타파트너스는 전 직원 B씨, 가디너스컴퍼니는 전 임원 C씨, 제이프레이즈는 전 직원 B씨와 C씨가 차례로 맡았다. 이 세 페이퍼컴퍼니의 용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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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이퍼컴퍼니들에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은 없었다. 본지가 이들 법인의 등기부상 주소지를 찾아가보니 주소지 임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던 것. 비즈제이홀딩스는 역삼동의 K업체에 등록돼 있었으며 아바드코퍼레이션은 신사동의 B업체에 등록돼 있었다. 브레이브컴퍼니는 역삼동의 E 공유사무실에, 브레세드컴퍼니는 청담동의 W공유사무실에 위치해 있었다.

본지와 연락이 닿은 직원들은 자신들이 대표이사로 등기됐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한 직원은 “상장사 인수를 위해 법인을 만드는데 사내이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인감도장과 신분증 사본 등을 빌려줬다”며 “대표이사로 등기된 것은 물론이고 회사 이름조차도 이번에 알았다”고 했다. 또 다른 임직원 두 명도 본인이 대표이사를 맡은 줄은 까맣게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인 운영을 위한 인감도장 등은 김 회장의 자금책인 김모 사장이 관리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김 회장의 수원여객 162억원 횡령 혐의 공범으로 지난달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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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일부 법인 대표이사는 기존 임직원이 아닌 인물로 바뀌었다. 마라나타파트너스는 지난 1월 문모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아바드코퍼레이션과 가디너스컴퍼니는 지난 2월24일 원모씨가 대표이사로 등기됐다.

이중 원씨는 엔터업계 이모 회장과 두어개 회사에서 근무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J사에서는 원씨가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다음날 이모씨가 대표이사로, 이 회장이 사내이사로 취임한 바 있다. 또 상장사 T사에서는 이 회장이 사외이사로 있을 때 원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중 J사는 라임의 한 투자회사로부터 지난해 4월 100억원을 대여받은 곳이다. 이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자금을 약 2,200억여원을 지원받아 티탑스(030790)에스모(073070) 등 4개 상장사를 연달아 인수한 바 있다.[관련 기사 ▶[단독] 엔터 ‘李회장’-라임, 2,200억 쏟아부어 기업 사냥.. 검찰, 전방위 수사]

서울경제는 원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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