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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배당 분리과세 앞두고···상위 9개 운용사 '고배당 ETF'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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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E 고배당주' ETF 16일 상장

    한투, 배당락 회복 더딘 기업 제외

    KB 등은 기술주 중심 포트폴리오

    배당정책 변화 겨냥 전략 차별화

    펀드 분리과세 적용 제외 한계

    "일부 대형 종목 쏠림 우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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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을 앞두고 국내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전면전’에 돌입했다. 업계 3위 한국투자신탁운용까지 신상품을 내놓으면서 순자산 상위 9개 운용사가 모두 고배당 라인업을 갖춘 가운데 상장사들의 배당정책 재정비와 맞물려 운용사별 전략 차별화가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6일 ‘ACE 고배당주’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신한자산운용이 9월 ‘SOL 코리아고배당’을 출시했고 삼성자산운용·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수 개편과 총보수 인하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를 추가하며 상품군 정비에 속도를 냈다.

    후발 주자인 한투운용은 ‘부적격 필터링’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배당락 이후 주가 회복이 더딘 기업을 실적 체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해 배제하는 방식이다. 대표 사례가 제일기획(030000)이다. 배당성향이 40%를 넘지만 올해 5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주가 상승률이 12%에 그치며 같은 기간 코스피(65%)를 크게 하회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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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개별 ETF의 선별 기준이 달라지면서 전체 시장의 전략 구도도 분명하게 갈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은 ‘RISE 고배당’ ETF 내 삼성전자(005930) 비중을 27%까지 높였으며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합산 비중을 30% 이상으로 가져가 ‘기술주 기반 고배당’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대부분의 고배당 ETF가 전통적 고배당주(현대차(005380)·기아(000270)), 금융·통신 비중을 높이는 것과 대비된다. 또 일부 운용사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현대엘리베이터 등 내년 분리과세 요건 충족 기업 비중을 선제적으로 늘리며 정책 변화를 겨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앞으로 한 달간 상장기업의 배당 공시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현대차·기아 등 주요 기업이 실제로 배당을 얼마나 확대할지, 조선·정유·전력 등 전통적인 배당 업종의 정책 정상화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시장 구도 변화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배당부터 즉시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만큼 올해 연말~연초 배당 공시는 시장 전략 수립에 결정적”이라며 “기업별 배당정책이 예년보다 급격히 변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내년 초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가 HD현대중공업(329180)·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DB손해보험(005830) 등 307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기준선에 약간 못 미친 대형주’로 이동하고 있다. 기대치가 낮을수록 배당 상향 발표 시 주가 반응 폭이 더 크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현대차·기아·KB금융 등이 그 범주에 속한다.

    정책 변화의 그늘도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이번 분리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동일 종목에 투자해도 직접투자는 분리과세, 펀드·리츠 등 간접투자는 종합과세가 적용되는 구조적 ‘역차별’이 발생한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이 펀드 배당과 양도소득에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손익 통산까지 허용하는 것과 비교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 체계가 유지되면 개별 종목 쏠림과 시장 왜곡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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