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성착취물 실태와 수사

[서초동에서 안기자]아동 성착취물사이트 운영자, 美송환절차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웰컴투비디오` 운영자…인도구속영장 발부로 절차 본격화

서울고검, 30일 전 서울고법에 인도심사 청구할 듯

법원 2개월 내 인도 결정…7월 이내 실제 송환될 수도

손씨, 23일 부산구치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옮겨져

[이데일리 안대용 기자] 법원이 다크웹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미성년자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를 운영한 손모(24)씨의 인도구속영장을 최근 발부하면서 미국으로의 송환 절차가 본격화됐다. 이른바 ‘n번방’, ‘박사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진 상황에서 시민들은 손씨의 향후 미국 송환 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데일리

한국과 미국 등 32개국의 다크웹 사이트 공조수사결과 발표 이후 폐쇄문구가 노출된 사이트 화면. (사진=경찰청 제공)




25일 법무부에 따르면 범죄인의 인도에 관해 범위와 절차 등을 규정한 ‘범죄인 인도법’에 따라 서울고검은 오는 30일 전에 서울고법에 인도심사 청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손씨가 오는 27일 형기 만료로 출소 예정이었으나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돼 계속 구속 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도구속영장에 의해 구속된지 3일 이내에 인도심사 청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인 인도심사 및 청구 관련 사건은 서울고법과 서울고검이 전속으로 관할한다.

서울고법은 인도심사 청구를 받은 후 지체없이 인도심사를 시작하게 된다. 범죄인 인도법 제14조 2항은 ‘범죄인이 인도구속영장에 의해 구속 중인 경우에는 구속된 날부터 2개월 이내에 인도심사에 관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늦어도 6월 안에는 법원이 손씨의 인도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해당 규정은 훈시규정(訓示規定)으로 보기 때문에 법원이 이를 지키지 않고 2개월을 넘긴다고 해서 효력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며 “범죄인 인도 결정에 몇 년씩 걸리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손씨에게 발부된 인도구속영장의 기간이 정해져 있고, 사안의 성격과 여론의 관심을 고려할 때 법원이 심리를 신속하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결정이 빨리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법원은 심리를 진행한 후 인도허가 또는 인도거절 결정을 하게 된다. 청구가 적법하지 않은 경우 각하 결정도 할 수 있다. 만일 서울고법이 손씨에 대해 인도허가 결정을 하면 법무부 장관이 인도명령을 하게 되고, 30일 이내에 미국 집행기관이 국내에 들어와 신병을 인도하게 된다. 규정된 기간 안에 법원이 손씨의 인도허가를 결정할 경우 7월 안에 손씨의 미국 송환이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27일 자정 형기 만료 시점에 맞춰 인도구속영장을 곧바로 집행하기 위해 손씨는 지난 23일 부산 강서구 부산교도소에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옮겨졌다.

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약 2년 8개월 간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 등의 성착취물을 게시하고, 비트코인으로 4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기소됐다.

법원에 따르면 압수된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성착취물 파일수는 중복된 것을 제외하고 약 17만개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손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손씨 사건은 지난해 미국·영국과의 공조를 통한 다크넷 이용 아동 성착취물 적발 수사 결과 발표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국내 법원의 형량이 낮다는 비판과 함께 손씨 인도를 요청하는 미국에 신병을 넘겨줘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미국 검찰은 지난 2018년 8월 손씨에게 아동 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를 적용해 미국 법원에 기소한 상태다. 다만 한국 법무부는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간의 범죄인인도조약’ 및 범죄인 인도법에 따라 국내 법원의 유죄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서만 범죄인 인도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