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건강이상설' 김정은 15일째 두문불출…세 가지 '설설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머니투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멈춘 지 15일째다.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상태를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 없다"며 유고설을 일축했다.

1) 건강이상설…가족력에 고도비만, 잦은 음주·흡연까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지난 15일 조부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엄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불참하면서 불거졌다.

김 위원장의 참배 불참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김정일 전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권력을 물려받은 뒤 단 한차례도 '김일성 생일 참배'에 빠진 적이 없다. 더군다나 두달 전인 지난 2월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절)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 전용병원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별장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CNN이 지난 21일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최근 큰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이후에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의 '위중설'이 증폭됐다.

김 위원장이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의 곤도 다이스케 편집위원은 지난 24일자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쓰러진 후 심장 스텐트 삽입 시술이 늦게 이뤄져 식물인간이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잦은 흡연과 음주 습관, 고도비만 등을 이유로 건강이상설에 시달려 왔다.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 주석, 아버지인 김 국방위원장 등 선대들이 모두 심혈관계 관련 질환을 앓았다는 점도 '김정은 위중설'에 힘을 싣고 있다.

김 국방위원장은 2011년 12월17일 오전 8시30분 현지 지도 중 열차 안에서 심혈관 계통 질환인 중증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으로 사망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생전 흡연을 즐겼고 당뇨병과 고혈압 등 지병이 있어 심근경색이 발생할 요인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주석도 1994년 7월8일 82세의 나이에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레 사망했다.

김일성 일가의 건강관리를 담당했던 '김일성 장수연구소' 출신 탈북 한의사 석영환씨는 과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북한의료계는 심장에 취약한 김씨 일가로 인해 심장연구와 심장약이 가장 두드러지게 발전돼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 격리설…코로나19 피해 원산 갔나

머니투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0년 새해 첫 현지지도로 순천린(인)비료공장건설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원산에서 체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코로나19 격리설'도 나왔다. 도쿄신문은 지난 23일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 경호요원 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다는 정보가 있다. 경호원의 바이러스 감염이 사실이면 김 위원장의 신변 경호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가격리 가능성을 제기했다.

원산 단지는 9개 동의 숙박시설과 레크리에이션 센터로 이뤄졌으며 중앙에는 김 위원장이 2014년 집권한 직후에 세운 대형 건물이 들어서있다. 또 유원지, 비행기 활주로 등을 갖추고 있어 김 위원장이 평양 바깥에서 체류할 때 이곳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원산 단지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있다는 점도 '코로나19 격리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5일(현지시간)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전용열차가 지난 21일 이후부터 김 위원장의 원산 휴양시설 인근에 위치한 역에 정차 중이라고 밝혔다.

원산 단지에서 포착된 전용열차가 김 위원장의 행방을 확인하거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북한 동부 원산에 머물고 있다는 그간 보도의 신빙성에 무게를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용열차, 전용기, 전용차량 등 이동 여부는 김 위원장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기 때문이다.

3) 신변에 이상 無?…과거엔 41일간 공개활동 멈추기도

머니투데이

김 위원장./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미 당국은 사실상 김 위원장의 유고설을 부인한 상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함께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내각, 군부 등 어디에서도 비상경계 같은 특별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CNN의 '위중설' 보도에 대해 "(CNN 등이) 오래된 서류를 갖고 보도했다고 들었다.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생각한다"며 "(위중설은) CNN의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는 역할을 맡은 스페인 국적의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는 26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과 관련한 정보와 뉴스는 가짜이자 악의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사가 공식적으로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15일간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것이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없단 분석도 있다. 과거에도 최장 41일 동안 공개 행보를 하지 않은 전력이 있어서다. 그는 2014년 9월3일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 10월14일 위성과학자주택지구·국가과학원 자연에너지연구소를 시찰할 때까지 41일 동안 자취를 감췄다.

이 기간 주요 행사에 불참해 뇌사설, 쿠테타설까지 거론됐으나 김 위원장이 1개월여 만에 다시 등장했을 때 지팡이를 짚고 나타나면서 양 발목관절 수술을 받았다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기간 공개 활동을 멈췄다. 지난해 9월10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한 뒤 잠행했다가 약 1개월 만인 10월9일 조선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지도하며 다시 나타났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에도 21일 정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미보도된 사례가 있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한 설왕설래는 그가 직접 공개 활동에 나서야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고위급 신변이상설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직접 반박하는 대신 공개활동 보도를 통해 건재함을 알려왔다.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멈춘 지 15일째인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 김 위원장의 특별한 동정은 언급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할 경우 통상 다음 날 관영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경향을 고려할 때, 인민혁명군 기념일이었던 지난 25일까지도 그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