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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포스트김정은 시나리오 다섯가지, 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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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랜딩하도록 한국이 적극 역할해야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유고설이 최근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북한의 후계 구도가 국내외의 주목을 모으는 새로운 이슈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소문과는 달리 멀쩡한 상태로 다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은 만큼 다소 섣부른 전망이기는 하나 ‘포스트김정은’ 시나리오가 서방 세계는 물론이고 북한의 우방인 중국에서까지 중구난방식으로 대두되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다수 베이징 소식통의 26일 전언을 참고해 현재 거론되는 시나리오를 정리하면 대체로 다섯 가지 정도가 거론될 수 있다. 우선 이른바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집권설을 꼽아야 한다. 일본의 대표적 보수우익지로 손꼽히는 요미우리신문 등이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당정 최고 지도부가 이미 수년 전부터 김 위원장의 유고 시에 대비, 이 시나리오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 경우 김 부부장은 국무위원장 권한대행의 과도기를 거쳐 정식으로 취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통성이나 현재 사실상 권력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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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당정군 실세들. 지난 2016년 5월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때의 모습이다. 이들은 유사시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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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이 10세에 불과한 김 위원장의 아들, 즉 조카 대신 상당 기간 수렴청정하는 시나리오도 거론할 수 있다. 북한이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정권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김 위원장의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북한 체제가 굳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야 한다. 더불어 김 부부장이 순순히 조카를 위해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 곤란해진다. 정권이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이 상황이 불거진다고 가정할 경우 혈육 간의 권력투쟁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게 된다.

집단지도체제 역시 ‘포스트김정은’ 시대의 권력 구도와 관련한 청사진이 될 여지가 충분히 있는 시나리오다. 김여정 부부장을 중심으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의 최룡해 위원장, 군을 대표하는 박정천 총참모장, 내각의 박봉주 총리 등이 지도체제를 구축, 각각 서로를 견제하면서 후일을 도모한다는 그림이 아닐까 싶다. 이 경우 75년 동안 이어져온 북한의 1인 지도체제의 변화는 목전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가능성이 다소 낮기는 해도 쿠데타를 통한 제3세력의 등장도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 경우는 군을 장악하는 세력이 가장 유리할 수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김여정 부부장을 비롯한 김 씨 일가의 운명은 백척간두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해방군 중교(중령) 출신의 추이중산(崔鐘山) 씨는 “격변의 시기에는 군부의 힘이 가장 강력해진다. 김 위원장의 유고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군부의 힘이 강력해질 것이다. 쿠데타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군의 역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 확률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도 있다. 바로 김 위원장의 형인 김정철이나 이복삼촌인 김평일 전 체코 대사가 전면에 등장하는 그림이다. 문제는 김정철의 경우 권력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점, 김 전 대사는 지지기반이 전무하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김 전 대사는 김일성 전 주석의 아들이라는 정통성은 있으나 70대를 바라보는 고령이라 최고 지도자에 오르기는 무리라고 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건강이 호전돼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공식석상에 다시 나타날 경우 ‘포스트김정은’ 시나리오들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부재가 길어질 경우 이들 시나리오 중 하나 정도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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