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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총선 이후 일산 부동산은? 호재 탄탄 vs 공급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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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5 총선 이후 수도권에서 부동산 시장 시선이 쏠린 지역 중 한 곳은 경기도 고양시, 그중에서도 수도권 1기 신도시인 일산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탓에 집값은 물론, 민심까지도 휘청이던 지역인데 결국 총선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의 압승으로 끝난 때문이다. 앞으로 더 탄력을 받을 3기 신도시 여파로 일산 부동산이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교통 호재 덕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전망까지, 일산 부동산을 보는 시선이 엇갈리는 배경이다.

서울과 맞붙은 고양시 덕양구 일대에서 신도시·택지지구 개발이 속속 진행돼온 탓에 수도권 1기 신도시인 일산(일산동구·일산서구) 부동산은 그동안 시장 관심에서 한 발짝 비켜나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청약·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교통 호재가 가시화되면서 투자 문의가 늘고 아파트 호가도 오르며 주춤했던 그간의 시세를 만회하는 모습이다.

매경이코노미

총선이 끝난 이후 일산 집값 전망이 엇갈린다. 사진은 2023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들어설 킨텍스역 일대 ‘킨텍스원시티’ 아파트 단지.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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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 이후 집값 상승 전환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각각 3억8100만원, 3억500만원으로 3년 전인 2017년 3월보다 각각 5600만원, 2450만원 올랐다.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값이 수억원씩 오른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11월 전까지 줄곧 제자리걸음(변동률 0%)하거나 뒷걸음질(마이너스 변동률) 치던 일산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서야 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 초 일산신도시 평균 아파트값(3.3㎡당 1287만원)은 2006년(1361만원)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 준공 5년 이하의 새 아파트 평균 중위가격은 1658만원으로 훨씬 높다.

그렇게나 하락일로를 걷던 일산 집값을 돌려세운 가장 큰 계기는 지난해 11월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해제 발표였다. 이 시기 삼송, 원흥~지축~향동, 덕은~킨텍스1단계, 고양관광문화단지 등 신규 택지개발지구가 포함된 일부 지역을 제외한 고양시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렸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서 일산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총부채상환비율(DTI) 50%, 1주택 이상 가구 주택 신규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으로 묶여 있던 대출 규제가 완화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벗어났다. 이후에도 일산 지역 집값은 12·16 대책, 2·20 대책 등 정부의 굵직한 부동산 대책 발표에서 제외되면서 오히려 오르는 모양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대곡~소사 복선전철(대곡소사선)도 추락하던 일산 집값을 돌려놓은 호재다. 지난 2018년 착공에 들어간 GTX-A노선은 파주~일산~삼성~동탄을 잇는 노선이다. GTX A노선이 지나는 킨텍스역은 2023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킨텍스역이 개통하면 일산에서 강남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그간 도심·강남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이 불편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일산이 교통 호재 대표 수혜 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들 노선이 지나는 지역이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3호선 연장(대화~운정)과 고양선 연장(고양시청~식사동), 대곡소사선 일산 운행, 인천 2호선 일산 연장 등을 추진하기로 발표하면서 철도망이 촘촘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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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산에서도 이들 노선이 가까이 지나는 지역 아파트는 최근 매매가격이 부쩍 뛰었다. 지하철 3호선 주엽역과 경의중앙선 일산역 사이에 위치한 일산동구 마두동과 일산서구 후곡마을 일대는 올 들어 실거래가격이 부쩍 올랐다. 후곡마을10단지아파트는 지난 4월 15일 전용 159㎡(11층)가 6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의 9층이 6억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8500만원 올랐다. 이 아파트는 불과 지난해 8월 4억8000만원(11층)에도 팔린 아파트다. 후곡마을3단지아파트도 지난해 11월 전용면적 102㎡(12층)가 4억6500만원(12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3월 5억5000만원(9층)에 매매됐다.

후곡마을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곡소사선 연장 등 교통 호재로 인한 매수 문의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며 “큰 평수, 작은 평수 관계없이 모두 고르게 거래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들은 1995년에 지어졌는데, 1기 신도시 리모델링 논의가 시작되면서 대형 평수를 위주로 거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일산동구에서는 백마역을 중심으로 한 백마마을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다. 백마마을2단지 전용 102㎡는 지난해 11월 초 4억6000만원(6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2월 5억6000만원(5층)에 계약서를 썼다. 지난 3월 같은 아파트가 5억1000만원(10층)에 팔리며 시세가 주춤하는 듯했지만 최근 매물로 나온 아파트 호가는 5억2000만~5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일산 집값은 계속 오름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시장 전망은 교통 호재를 업고 일산 부동산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쪽과 주변 지역에 공급 물량이 집중돼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쪽으로 엇갈린다. 우선 일산 부동산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측 주장은 이렇다. 일산 지역 집값이 다른 여느 신도시에 비해 저렴하고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전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그간 3기 창릉신도시 조성이 추진되고 킨텍스 인근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일산 집값이 빠졌던 것”이라며 “킨텍스 일대 새 아파트 입주가 사실상 마무리됐고 고양시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 상승 재료는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GTX A·B·C 3개 노선 사업 가운데 A노선 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점도 호재다. 일반적으로 교통망은 발표·착공·개통 3단계에 걸쳐 15~20%가량 집값을 띄우는 효과가 있는 만큼 GTX A노선, 또 여기에 연계되는 대곡소사선이 통과하는 신설 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접근하면 집값 하락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반면 인근에 3만8000가구 규모로 조성 중인 3기 창릉신도시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창릉신도시 외에도 서울과 가까운 덕양구 삼송·원흥·덕은·향동지구 등 택지지구에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는 만큼 공급과잉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과거 고점을 크게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일산 노후 아파트 재건축, 리모델링 같은 이슈나 추가 개발 호재가 없으면 주변 택지지구 새 아파트로 수요자가 빠질 수 있다는 경계도 덧붙는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56호 (2020.04.29~05.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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