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속옷 빨래 과제를 내준 뒤 성적 표현을 써 파문을 일으킨 교사가 운영 중이던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의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28일 울산 모 초등학교의 남성 교사 A씨의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게시물이 전부 내려간 상태로 확인됐다.

전날 A씨가 팬티 빨래 과제를 내준 뒤 학생들이 수행 사진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자 ‘매력적이고 섹시한’, ‘이쁜 속옷(?) 부끄부끄’ 등이라는 등의 댓글을 단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A씨의 블로그에 올라온 성적인 농담과 이미지 등이 함께 논란이 됐다. A씨의 블로그에도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속옷빨래’ 과제 초등교사 블로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씨는 이번 논란의 확산 계기가 된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정상인가요’라는 글을 쓴 게시자 B씨에게 입장문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따르면 A씨는 ‘소통이란 무엇일까요?’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글을 썼다.

A씨는 “우리 반 학부모님 한 분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해 교육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제가 단 댓글들에 대해 담임 선생님이 외모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사람 같다고… 저를 모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저에게 직접 연락해주셔서 오해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온라인 커뮤니티) 올리신 글은 소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저를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저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제 유튜브로 와서 욕하고 간다는 것 자체가 인터넷 악플로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글을 올리신 분이 우리 반 학부모라면, 저에게 개인적 연락이나 밴드를 통해 의견을 주셨으면 숙제를 변경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부모님과 소통이 덜 된 상태에서 이런 과제를 내준 게 실수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온라인 개학이고 아이들이 학교에 오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란 생각에 댓글을 달았다”며 “제 표현상 ‘섹시팬티’라는 말이 오해 소지가 있었다면 앞으로 그런 부분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해져 학교의 많은 분들이 저 때문에 전화받고, 해명하고, 학교성폭력자치위원회까지 소집해야 한다”며 “다른 분들께 피해를 주니 견디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 입장문을 받은 B씨는 “숙제를 바꿀 수 있었던 게 문제가 아니라 A교사 본인 반응이 문제인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올렸다.

A씨 지난해 6월 책을 내며 외부 강의 활동도 활발하게 하던 초등학교 교사로, 자신을 ‘꿈트레이너’라고 소개해왔다.

울산시교육청은 A씨를 모든 업무에서 배제하고, 담임교사도 바꾸도록 했다. 또 경찰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으며 조사가 끝나면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