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교육부가 28일 등교 개학을 논의하는 회의를 공식적으로 연다. 온라인 개학에 맞춰졌던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회의가 등교 개학 논의로 전환되면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격상되고 전국 시·도교육감이 참석한다.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의 말까지 종합해보면 중3과 고3, 입시를 앞둔 학년을 먼저 등교 시키는 방안이 집중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1~3학년도 아니고 중3과 고3을 콕 찍어 선택한 것은 입시를 앞둔 학년이라서 그렇다. 당장 5월 말 (예정했던) 중간고사가 발등의 불이다. 여기서 입시 일정이 더 뒤틀어지면 학생부 종합 마감일이며 수행평가 채점 등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차례 더 미루기에 정시 일정도 빠듯하다. 물론 교육당국 입장에선 입시가 가장 중요할 수 있겠지만 교육 수요자 입장에서 볼 때 입시가 전부는 아니다.
등교 개학 발표에 앞서 우리 교육부와 정반대 결정을 내린 유럽 국가들이 있다. 네덜란드, 덴마크, 프랑스 등은 초등학교 개학부터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 또한 반발이 적지 않지만 학부모의 보육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빨리 경제 활동에 복귀하게 해주자는 판단이 최우선 했다. 프랑스는 모든 졸업고사와 일반·전문·기술 바칼로레아(대입 자격시험)를 학교 내 학업성취도 평가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수능 시험일(12월3일)이 바칼로레아(통상 6월) 보다 많이 남았긴 하지만 교육당국은 과감히 대입 시험을 저버릴 용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올 겨울 또 한 차례 감염병이 유행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개학을 '부모 개학'이라고 부른다. 부모 개학 보다는 '엄마 개학'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선생님과 소통은 대부분 엄마를 통하고, 숙제 업로드도 엄마를 통한다. 엄마의 역할이 따로 없는 가정에선 제대로 된 개학을 아직 맞이하지 못 했을지도 모른다. 조손·한부모 가정 등은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교에 가지 못 하는 아이들 교육과 보육의 책임을 떠맡아 수행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