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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수주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국 조선사들을 먹여살릴 ‘효자’인 LNG(액화천연가스)선, 유조선 발주가 ‘실종’된 탓이다. 이같은 고부가가치 선박들의 수주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내려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과 유가 하락, 부정적인 금융 상황 등으로 인해 올해 예상됐던 최소 20여건의 LNG 프로젝트가 연기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엑손모빌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로부마 LNG 프로젝트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LNG선 14척에 대한 발주도 취소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굵직한 LNG선 수주전에 대한 기대감이 식으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가뭄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1·4분기에 연간 수주 목표 달성률 10% 미만에 그쳤다. 성적이 저조한 것은 LNG선 발주가 전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NG선 14척이 발주됐던 지난해 1·4분기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17%, 13%의 수주 목표 달성률을 기록했다.
한편에서는 유가가 급락하면서 탱커(유조선) 운임이 올라 유조선 발주가 늘어 이를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싼 가격에 기름을 저장해두려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세계 경기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원유 저장 비용마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 축적 수요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며 “글로벌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 않아 내년 탱커 물동량 전망치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하반기에 본격화될 카타르 LNG선 발주 물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1차 발주 물량을 가져간 중국 업체의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현재 배정된 16척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한국 업체들이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카타르가 최소 40척에서 최대 80척을 추가로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조선업계는 올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3월 누적기준 발주량은 699만DWT로 전년보다 61%나 줄었다. 클락슨은 “2021년 선박 건조 시장이 회복되기 이전까지 올해 신조 발주는 2019년 대비 25%, 2018년 대비 50% 가량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 기업들보다 납기일이 더 빨라 현재 시장 변동성에 더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주 목표 재조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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