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문이과통합 수능에...특목·자사고 부활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교 이과교육 쑥대밭, 수능 비중 상향에 특목자사고 몸값 상향

내신 위주 일반고보다 수능 강하고 다양한 과목 대비 가능해

고교학점제 본격도입까지 '일반고 우위' 지속 전망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이과 통합 및 수능 비중 확대를 양대 축으로 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계획이 나오면서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 등의 인기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학교는 정부 정책에 따라 2025학년도에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입시 대비의 이점이 더해지며 당분간 몸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내놓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계획’에 따르면 고교 이과의 수학·과학 교육이 축소되고 서울 16개 주요대학의 수능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문·이과 통합에 따라 2022학년도부터 도입되는 선택형 수능의 대학별 채택 결과를 보면 이과 계열모집 단위에 미적분·기하 등 이과형 수학이나 과학탐구 과목 응시를 요구한 대학은 각각 56개, 62개에 그쳤다. 이들 대학에 합격하려면 전 과목 평균 내신이 상위 10% 내외에는 들어야 한다. 나머지 대학에 진학하려는 대다수 고교생들은 이과 진학을 준비한다고 해도 고교에서 이과 과목을 배울 필요가 없게 돼 일반고 교실에서 이들 과목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럴 경우 상위권 대학 입시에 최적화된 특목·자사고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수 있다.

특히 서울대가 교과목 이수 형태로 가산점 방안을 도입하면서 물리Ⅱ·화학Ⅱ·지구과학Ⅱ·생명과학Ⅱ 등 진로과목 이수는 서울대 준비생 등만을 대상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 과목을 개설하는 일반고는 사실상 드물 것이란 전망인데 서울대 입시를 위해서라면 일반고보다는 특목·자사고가 최적일 수 밖에 없게 되는 셈이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급격히 늘어난 수능 비중도 이들 학교의 인기를 부채질 할 전망이다. 2022학년도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수능 비율을 보면 13개 대학에서 수능이 최대 전형으로 급부상한다. 지난해 15개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최대 전형이었던 것에 비해 차이가 현격한 셈이다.

정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조기 부응해 2022학년도부터 ‘정시 40% 이상’을 조기 확정한 학교는 서울 16개 대학 중 9곳이다. 해당 학교는 건국대(40.0%), 고려대(40.1%), 동국대(40.0%), 서강대(40.6%), 서울시립대(40.4%), 서울여대(40.1%), 연세대(40.1%), 한국외대(42.4%), 한양대(40.1%) 등이다. 경희대(37.0%), 광운대(35.0%), 서울대(30.1%), 성균관대(39.4%), 숙명여대(33.4%), 숭실대(37.0%), 중앙대(30.7%) 등 나머지 7곳도 정시 비율을 모두 30% 이상으로 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수능 비중도 전년도 23.5%에서 37.1%로 급상승해 지난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고려대는 2021학년도 18.4%이던 수능 비율을 40.1%로 한 해 만에 21.7%포인트나 끌어올리기로 했다. 서울대도 30.1%로 전년(21.9%)보다 8.2%포인트 늘린다.

교육계에서는 수능 확대로 내신 등 수시 전형에 강한 일반고의 영향력은 더욱 축소되고 수능에 강한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 등의 영향력이 커지는 등 대입 지형에 변화가 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입시기관에서는 수시 이월 비중까지 감안할 때 주요 대학의 수능 비중이 50%에 육박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목·자사고는 2025년 일반고 전환을 앞두고 있지만 인기가 시들해 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런 결과로 ‘부활 가능성’까지 점치게 됐다는 공산이다. 특히 현재 특목자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3 학생들은 2024학년도에 입시를 치르게 돼 고교 학점제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다양한 과목 선택은 제한되고 수학·과학 교육은 축소되며 수능 영향력이 지대하게 커질 경우 특목·자사고의 인기는 현저해 질 수 있는 셈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정부가 개정 교육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면서 이의 결과인 심화 학습은 외면한데다 수능 비중까지 예상보다 급격히 확대되면서 고교 학점제 정착 이전까지 특목·자사고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수능 대책이나 문이과통합 정책 등은 현장에서 ‘일반고 부활’이라는 정부 정책과 상반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