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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폴란드 북한 전문가 "김평일은 '곁가지', 북한 내에서 밀어줄 세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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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사망했을 경우 누가 후계자가 될지를 놓고 추측을 내놓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가장 많이 후보자로 언급되는 사람은 김정은의 삼촌인 김평일(65) 전 주 체코 북한 대사와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32)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다.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은 거의 40여년 동안 유럽 국가들을 떠돌면서 외교관으로 활동해 왔다. 유고슬라비아, 헝가리, 불가리아, 폴란드, 핀란드 등에서 활동했으며, 지난해 귀국 때까지는 체코 주재 대사로 활약했다. 매너가 좋고 영어와 러시아어, 폴란드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RFA는 김평일이 고위층인 것은 맞지만, 승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소개했다. 폴란드과학원의 북한 전문가인 니콜라스 레비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김평일은 차기 북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비는 주 폴란드 대사로 근무했을 당시 김평일과 만난 적이 있다. 레비는 “김평일은 1970년대부터 북한을 떠났고, 인생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면서 “김평일의 측근들은 모두 피살했거나 자살하는 등 모두 세상을 떠나 북한 내에 김평일을 그를 지도자로 밀어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사무소 대표 역시 김평일이 ‘백두혈통’과의 연관성이 약하다고 봤다. 이시마루 대표는 “김평일이 김정은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은 제로(0)”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노동당의 ‘유일한 영도체계 확립의 10대 원칙’ 2013년 개정판에서는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지키고, 그 순결성을 철저히 고수해야 된다’라는 문장이 추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김일성 전 국가주석과 둘째 부인 김성애 사이에서 태어난 김평일은 순수한 백두혈통이 아니고 곁가지(offshoot)라서 후계자가 안된다는 논리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누가 김정은의 후계자가 되더라도, 김씨 일가 중 한 사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최소한 비상 계획 하에 있다고 치더라도 김씨 일가의 권력이 살아 있다”면서 “(김씨 일가) 밖에 있는 사람이 ‘내가 권력을 잡겠다’고 말하면 누가 지지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RFA는 김여정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정부에서 중책을 맡아왔다는 점을 짚었다. 앞서 미 하원 조사국에서도 지난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김정은이 사망하거나 식물인간이 될 경우,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서 “김여정은 정상외교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해왔다”고 봤다. 하지만 보고서는 “전문가들은 (가부장제가 심한 북한 사회에서) 후계자로 지명되지도 않은 여성인 김여정이 승계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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