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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한때 99%사망 판정 김정은…20일만에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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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설'에 보란듯이 함박웃음 띠고 등장

아픈 기색없이 혼자서 준공테이프도 잘라

가짜뉴스에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비용 초래

전문가 "北뉴스는 분명한 근거로 신중히 접근을"

아시아경제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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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한때 99% 사망 판정까지 받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박웃음을 띠고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준공 테이프를 절단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관련 사진 20여장도 공개됐다.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검은색 인민복 차림과 헤어무스로 머리를 뒤로 고정한 모습으로 준공식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설은 물론 '혼자 일어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는 분명하다'는 주장도 제기했지만, 그는 이날 수많은 인파 앞에 서서 혼자서 준공테이프를 절단했다.


준공식 참석 뒤 공장을 둘러보는 사진에서도 김 위원장은 김재룡 내각 총리 등 수행 간부들과 함께 서서 뒷짐을 지거나 팔짱을 낀 모습 등으로 시종일관 환하게 웃고 있다.


국내외에서 쏟아진 각종 이상설에 대해 침묵했던 북한이 이날 준공식 참석 보도와 여러 장의 사진으로 '억측'을 사실상 한 방에 일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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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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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행사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핵심 실세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모습도 눈에 띈다. '김정은 유고설'이 확산되면서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을 이어 북한을 통치할 유력한 인물로 주목받았다.


그는 오빠인 김 위원장 뒤에 서서 준공테이프 절단용 가위 받침대를 들고 서 있는 등 김 위원장의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하며 핵심 실세임을 재확인했다.


김 제1부부장은 준공식 주석단에서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편에 앉았는데, 김 제1부부장보다 공식 서열이 높은 김덕훈 당 부위원장보다도 상석에 앉았다. 김 제1부부장의 착석 위치는 이날 행사에 불참한 '2인자'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통상 앉던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준공식에는 김 제1부부장 외에도 김재룡 내각 총리, 박봉주·김덕훈·박태성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등 노동당 간부들이 참석했다. 다만 권력 2인자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수행자 명단에서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20일만에 건재를 과시하면서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김정은 사망설'은 기록적인 해프닝으로 남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일각에서는 사망설까지 주장했다.


탈북민으로 4·15 총선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탈북민으로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에 당선된 지성호 당선인은 전날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정부는 시종일관 특이 동향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특이 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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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 장관은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과 고나련해 "(북한에) 특이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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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 보도 행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에 북한과 관련하여 근거없는 내용으로 우리 사회에 경제, 안보,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불필요한 혼란과 비용이 초래됐다"면서 "앞으로도 북한과 관련한 정보에 대해서는 분명한 근거를 토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우리 정부의 발표는 경시하고, (출처가 불확실한 정보는) 확대 재생산하는 미국, 일본, 국내 일부 언론인들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무분별한 확산으로 인해 가짜뉴스가 단순히 개인이나 집단에 미치는 해악의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실질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 한반도 문제에 대단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만큼 (이러한 해프닝은) 또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 건강이상설의 생산과 확산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우리의 총선 결과, 그리고 미국의 대선 등과도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탈북자, 외신, 인터넷매체, 보수단체 및 개인 등 다양한 양산과 유통과정 등을 짚어보고 발화점과 확대 재생산, 목적성, 고의성, 조작성 등 세밀하게 문제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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