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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Focus 인사이드]역정보와 추측에 나라가 흔들…‘김정은 사망설’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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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0일 만에 재등장

‘아니면 말고’ 추측만 무성

근거없는 주장 반성해야

한·미 정보력 노출 점검도

중앙일보

사망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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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절을 맞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보도를 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신변에 관한 각종 ‘설’들이 20일 만에 잠재워졌다.

결국 예상대로 북한 매체의 보도만이 김 위원장을 둘러싼 숱한 유고설을 잠재우는 답이 된 셈이다.

지난 20일 동안 그야말로 ‘아니면 말고 식’ 무책임한 발언과 가짜뉴스 재생산을 불러일으켜 불안감과 국론을 분열시킨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자성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깊이 반성하고 더는 미확인 가짜뉴스로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겠다는 근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최근 난무했던 김 위원장 유고설 때문에 지금 대다수 국민은 허탈하고 힘도 많이 빠져있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걱정에 더해 피로감과 불신만을 가중한 이기적·선동적 원인 제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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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 위원장이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측근 및 경제 관료들과 함께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며 관련 보도를 1, 2면에 게재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달 11일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처음이다. [사진=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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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천타천 누구라도 확인되지 않은 가짜 대북첩보를 유포할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은 그 나쁜 결과가 한반도 안보와 평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느 개인이나 조직보다는 국민 다수와 나라가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일간 확인 안되고 근거 없는 무분별한 설(說)들은 물론, 한국·미국 양국의 대북 감시정찰 활동이 과장되기도 하고 일부 노출되기도 하여 향후 정보활동도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을 것 같아 우려스럽기도 하다.

대북정보에 헌신하고 있는 진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보력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계기도 돼야 한다. 북한의 역(逆)정보와 대(對)정보활동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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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소식이 전해진 2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TV로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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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대북 정보활동뿐만이 아니라 모든 국가의 정보활동이란 불확실성의 영역에 존재하는 상대국의 위협요소를 찾아내어 사전에 자국의 안보에 대비하려는 보이지 않는 활동이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은밀성 때문에 모든 국가의 정보활동에는 공통으로 3대 원칙이 따른다. 완전성과 적시성 그리고 신뢰성 세 가지이다.

완전성은 적시성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양한 첩보를 완전하게 정보로 생산하여 확실한 성과 달성에 주목적이 요구될 경우에 중시된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완전성이 조금 부족해도 적시성이 우선으로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신속한 대응을 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다. 주로 테러나 군사적 위협 등 국가위기관리 측면에서 더욱 중시된다.

신뢰성은 정보활동의 핵심이자 최종상태(end-state)이다. 신뢰도가 낮으면 설(說)과 유사할 뿐이다. 따라서 정보활동은 완전성, 적시성 그리고 신뢰성의 조화가 중요하며 이는 정보기관과 전문 분석관의 몫이다. 긴밀한 한·미 정보공유의 필요성과 당위성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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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찰에 투입하는 미군의 고고도 정찰기 U-2S 드래곤레이디. [사진 미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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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번 김 위원장 유고설을 계기로 대북 정보활동 및 정보 노출 방지의 중요성, 상황관리의 중요성 그리고 각종 설(說)의 위해성 등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사안은 모두 '책임'과 관련이 있다.

그 일을 하게 되어 있는 컨트롤 타워나 관련 부서 그리고 책임자들이 앞장서서 책임지겠다는 자세와 역할의 중요성을 스스로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3자는 오직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무책임한 3자일 뿐이다.

이참에 교훈은 마땅히 하게 되어있는 책임자들이 제대로 책임지겠다는 시대, 해당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가 요구되는 시대 그리고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위대한 시대로 가야 한다는 대한민국의 ‘미래 3대 시대정신’으로 귀결하면 어떨까?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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