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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행보 공개’ 이튿날 총격…북한의 의도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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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GP에 4발 발사

합참 “군 20발 대응사격·경고방송…인원·장비 피해 없어”

북 GP 추가 철수 거부 시사·군사합의 무효화 시도 등 해석

“9·19 군사합의 또 위반” 북측에 전통문 보내 설명 요구

경향신문

북 김정은 위원장, 20일 전과 달라진 건…안경만 벗었다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왼쪽 사진)를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과 사망설까지 돌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인 지난 1일 평남 순천의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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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3일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한국군 경계초소(GP)에 총격을 가했다. 남측은 대응 경고사격으로 맞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북한 관영 매체에 모습을 드러낸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7시41분쯤 강원 철원 지역에서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내 아군 GP를 향해 총탄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남측 GP 외벽에서 총 4발의 적 탄환과 탄흔 등이 발견됐다. 합참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이 10여발씩 2차례 대응 사격을 하고, ‘귀측의 총격 도발로 인해 아군이 자위권을 발동해 대응 사격을 했다. 귀측의 정전협정 위반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내용의 경고방송을 했다고 전했다. 남측 인원·장비 피해는 없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은 북한군의 조준 사격 또는 오발 여부, 남측 대응의 적절성 등에 대해 현장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이날 북측의 총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GP 총격은 남북이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무력도발 등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키로 한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한 두 번째 위반행위다. 북한군은 지난해 11월23일 해상 적대행위 중단구역인 서해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쏴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그러나 합참은 의도적 도발이 아닌 쪽에 무게를 뒀다. 통상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둔 양측 GP 초소에는 14.5㎜ 기관총(북)과 12.7㎜ K-6 기관총(남)이 상호 초소를 겨누도록 설치돼 있어 오발이 일어나면 상대 측 초소로 총탄이 자동적으로 날아가게 돼 있다.

경향신문

합참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에는 지상과 해상 등에서의 적대행위를 일절 금지하도록 돼 있다”며 “다만, 행위 자체는 위반이지만 의도성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전방) 시계가 1㎞ 내외로 상당히 안 좋았고 안개가 짙게 끼어 있었다”며 “게다가 상황 발생이 북측의 근무 교대 이후 화기 점검 등이 이뤄지던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북측이 남측의 경고사격과 경고방송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상황 발생 약 2시간 뒤인 오전 9시35분쯤 남북장성급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 명의로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북한에 이번 도발에 대한 상황 설명을 공식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에도 북한군이 DMZ에서 우리 GP를 향해 수차례 총격을 가했지만 의도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북이 DMZ에서의 GP 철수를 합의해놓고도 북한 측이 총격 사건을 일으킨 것은 추가적인 GP 철수 의지가 없음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남측의 군사훈련과 첨단무기 도입을 비난하면서 추가 위반을 하는 등 9·19 군사합의 무효화를 시도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GP 총격 상황 설명을 요구하는 남측의 전통문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만약 이번 GP 총격을 계기로 남북 군 당국이 대화에 나설 경우 2018년 10월 이후 중단된 남북장성급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있다. 이 밖에 북측이 이번 주로 예정된 한국군 장성 정기인사를 앞두고 과거처럼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시험해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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