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초마다 의료진의 손 동작 감지
수술실 성능 평가서 정확도 68%
환자 안전 강화, 감염 예방에 도움"
국내 연구진이 수술실에서 의료진의 손 위생 동작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성훈·조준영 교수와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 김남국 교수팀은 수술실 카메라를 이용해 알코올 젤 기반의 의료진 손 위생 동작 감지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손 위생은 환자 안전을 지키고 병원 내 감염을 차단하는 요소다. 특히 수술실은 장비가 오염돼 있을 수 있어 동일 환자라도 접촉할 때마다 알코올 젤 성분의 손 세정제를 써야 한다. 대부분 병원에선 의료진의 손 위생을 관리하기 위해 훈련된 관찰자를 직접 수술실에 투입해 왔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과 인력으로 모든 의료진을 관찰해 정확한 피드백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 결과 손 위생 수행률은 높아도 정확한 지침을 지킨 비율은 낮아 손 위생 문화가 온전히 정착되지 못했다.
동영상 데이터 7600여 장 학습한 AI
연구팀은 사람의 행동을 식별하는 데 최적화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영상 행동 분류에 탁월한 성능이 입증된 ‘I3D 신경망’을 사용했다. 이 신경망은 400여 가지의 행동 영상 데이터를 이미 학습해 둔 상태로, 이번 연구에선 수술실 손 위생과 관련된 동작 네 가지를 추가로 익혔다. 손 위생 준수 동작은 ‘알코올 젤로 손 비비기’를 기준으로 했다. 수술 장비 만지기, 장갑 끼기, 장갑 벗기 등 세 가지 동작은 인공지능이 손 위생 준수 동작과 구분해야 할 행동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이런 동작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총 7600여 장의 학습용 동영상 데이터를 획득했다.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을 실제 수술실에서 성능 평가를 한 결과, 약 0.5초(16프레임/초)마다 동작 평가를 수행하며 의료진의 손 위생 동작을 감지했고 정확도는 68%였다. 김성훈 교수는 “급박한 수술실 특성상 손 위생을 제대로 교육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에 개발한 최적화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수술실 내 의료진의 손 위생을 항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줄 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광학 형상으로 표현해 민감한 개인정보보호 문제까지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인공지능을 수술실에 도입할 경우 의료진이 자연스럽게 손 위생 습관을 갖도록 도와 환자 안전과 병원 내 감염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남국 교수는 “인공지능이 병원 내 동영상 데이터를 인식할 수 있으면 감염 관리는 물론이고 환자 낙상이나 호흡 상태 모니터링, 노약자 동선 분석 등 다양한 비디오 모니터링을 자동화할 수 있다”며 “아직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기술을 고도화해 병원 내 다양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인공지능학회인 ‘ICLR(International Conference on Learning Representations)’의 2020년 온라인 회의에서 발표됐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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