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아버지 손모씨가 올린 청와대 청원글 갈무리 /사진=인스타그램(@nbunb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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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아동 성착취물 공유 다크웹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한 혐의로 미국 송환 심사를 앞둔 손정우씨(24)의 아버지가 "국민인 손정우를 미국으로 보내지 말고 여죄를 한국에서 받게 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을 올려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5일 온라인에서는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의 아빠"라고 밝힌 사람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 4일 올린 글이다.
손씨 아버지 손모씨는 "제 아들이 그동안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국내외에서 피해를 본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아들에 대한 선처를 요구했다.
손씨는 우선 "아들이 4살 되는 IMF(외환위기) 때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을 했다"며 "아들은 이후 아픈 할머니 밑에서 키워졌다"고 했다.
이어 "낯선 곳에서 친구도 없고 외로울 것 같아 컴퓨터를 사주게 됐다"며 "아빠가 일터에 매달려 돌보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손씨는 또 "그렇게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들이) 그런 생활 속에 커 오다가 자기 용돈은 자기가 벌어보자고 (다크웹을) 시작한 것이었다"고 아들을 두둔했다.
손씨는 "아들이 나중에는 가족이 조그마한 전세에 사는 것이 안타까워 큰 집에 이사하려고 돈을 모으려는 과정에 범죄를 저질렀다"며 "아빠인 입장에서 이런 아들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뻔히 다 알고 있는데 사지인 미국으로 보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손씨는 또 "아들이 학교를 잘 다니지 않아 미디어 범죄의 심각성이나 형량 등에 대한 교육도 받지 못했고 잘 몰랐을 것"이라며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아이다. 강도·살인·강간 미수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라고도 호소했다.
손씨는 "중학교 중퇴에 학교 다닌 날보다 안 다닌 날이 많은 아들이 음식 문화와 언어가 다른 미국에서 교도소 생활을 하는 것은 본인이나 가족에게 너무 가혹하다"며 "국가로 보면 국민은 자식과도 같은데 어떻게 뻔히 알고 사지로 보내야 하느냐"고도 주장했다.
손씨는 "죄에 대한 선처를 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국민이니 미국과 협상해 자금 세탁이나 음란물 소지죄 등을 미국과 상의해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분노를 나타냈다. 누리꾼들은 "집 사려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해명이라니 부전자전"이라며 "아들 소중한 줄은 알고 다른 피해자들 삶은 보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가난하면 아동 포르노를 팔아도 되느냐"며 "환경 탓만 하기에는 손정우가 너무 큰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들을 무슨 유학 보내는 줄 아느냐. 뻔뻔하다"라고 비웃기도 했다.
법원은 손정우씨에 대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송환 요청에 응답할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오는 19일 오전 10시를 범죄인인도심사청구사건 심문기일로 지정하고 심문을 공개 진행한다.
아동성보호법 상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5월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손씨는 지난달 27일 자정 구속기간 만료로 출소 예정이었다.
법원은 지난해 4월 미국 법무부로부터 받은 범죄인 인도 요청 심사 청구에 따라 손씨를 서울구치소에 구속 시켰다. 법원은 지난 3일 손씨가 석방을 요구하며 청구한 구속적부심사도 기각했다.
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약 2년8개월간 다크웹을 운영하면서 4000여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하고 대가로 4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지자 중에는 4만8600여건의 성착취물을 단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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