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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입주민 폭행·갑질' 경비원 극단적 선택…주민들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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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원 숨진 채 발견, 극단적 선택

    지난달 주차 문제로 입주민과 시비 붙어 폭행당해

    시민들 추모 "수사 철저히 해 입주민 갑질 없애야"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한 아파트 경비원이 주차 문제로 주민에게 폭행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경비원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데일리

    한 아파트 입주민이 11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21일과 27일,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주차 문제로 인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경비원 A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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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북경찰서는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오전 2시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이 아파트 입주민 B씨로부터 폭행당한 이후 억울함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된 차량을 옮기려고 했다가 B씨와 시비가 붙었고, A씨는 경찰에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경찰은 A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A씨가 B씨로부터 모욕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 혐의로 고소한 B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지만 A씨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1일 오전부터 아파트 앞에는 경비원 A씨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경비실 앞에 국화꽃과 초, 과일 등을 남겨 추모의 뜻을 전했다. 경비실 창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동안 우리 아파트 곳곳에서 주민들의 복지와 편익을 위해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갑질 없는 세상에서…억울함이 밝혀질 겁니다’ 등 손으로 적은 메모가 가득 붙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아파트에 산다고 밝힌 청원자는 “정말 좋으신 분이셨다.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자기 가족인 것처럼 자기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을 위해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셨다”라며 “철저히 수사해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려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청원자는 “경비원도 한 가정의 소중한 할아버지이자 남편, 아빠다”라며 “하청 용역분들을 보호해달라. 입주민 갑질이 없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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