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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학부모들 “확산세 꺾일 때까지 등교 미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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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는 원격수업으로 진행” 주장 일어 / 입시 차질에 “제한적 등교” 목소리도 / 일각 “학원들 이미 개원… 돌봄도 한계”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한 등교개학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불안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감염병 확산세가 꺾일 때까지 등교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학사일정 차질을 우려하거나 가정내 돌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일보

    11일 오후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등학교 복도와 교실이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나명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11일 “올해 상반기는 원격수업으로 진행했으면 한다”며 “정 불안해서 학교에 못 보낼 것 같은 학부모는 등교 거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가 등교를 미뤄지지 않을 경우 학부모와 학생이 등교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태원 인근의 서울 강북 지역 한 고등학교 2학년 어머니인 A씨는 “고3 어머니들도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며 “다른 학년도 절반 이상은 등교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원격수업도 정착되어 가고 있는데 꼭 학교를 가야 하느냐는 학부모도 있다”며 “굳이 등교해서 리스크(위험)를 감수해야 하나”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에서 고2 자녀를 기르는 학부모 B(50·여)씨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젊은이들에 대한 원망이 있다”며 “고3 외 다른 학년 어머니들의 경우 대부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유 있는 등교개학 반대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지난 9일 게재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두 초등생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다”며 “확진이 되었을 때 그 아이는 따돌림, 괴롭힘의 대상이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미 수학능력시험 일정까지 연기한 상황에서 다시 등교가 연기되면, 올해 입시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제한적으로라도 등교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 전부터 학원 개원이 늘어난 것을 볼 때,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거나 가정 돌봄이 한계에 달했다는 의견도 있다.

    세계일보

    인천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모(34)씨는 “더 이상 집에서 아이를 돌보기 벅차 등교개학만을 기다려왔는데, 더 미뤄지면 너무 지칠 것 같다”며 “물론 아이의 코로나19 감염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아이 교육을 생각했을 때도 이제는 등교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학교 측의 철저한 방역이 등교개학의 선제조건”이라고 덧붙였다.

    고등학생 자녀 둔 직장인 박모(50)씨는 “솔직히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이가 정말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상황이고 당장 내년이면 고3인데 한 학기를 진도도 못 나가고 거의 버리다시피 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에 나가야 해 아이만 집에 두는 것도 기간이 길어지니 마음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일부 교사들도 학사일정 차질을 우려한다. 경기도 지역의 중학교 교사인 서모(52)씨는 “온라인 수업에는 한계가 있어 개학 후 수업내용 확인 복습, 수행평가, 시험 등을 치러야 하는데 지금도 이미 해야 할 일이 많이 밀린 상황”이라면서 “여기서 더 개학이 미뤄진다면 개학 후 일정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교사 입장에서 개학 추가 연기는 꽤 큰 무리”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관련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주지만 ‘격일제로라도 등교를 해야 한다’, ‘수시를 준비하는 부모 입장에서 등교개학을 해야 한다’ 등의 발언도 있다.

    박지원·이강진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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