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發 코로나 집단감염 쇼크 / 고2·중3·초1∼2 유치원은 27일 / 교육부 “대입 일정 그대로 진행”
고3 등교가 이틀 앞두고 미뤄졌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급변하면서 교육당국이 13일 등교 예정이던 고3을 포함한 전체 학년 일정을 일주일 미루기로 한 것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과 협의를 거쳐 학생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고3 학생의 등교수업을 5월20일로 일주일 연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결정했다”며 “고3 이외 학년 등교 일정도 일주일 순연한다”고 밝혔다.
애초 이달 13일 고3을 시작으로 20일에는 고2·중3·초1∼2·유치원, 27일에는 고1·중2·초3∼4, 6월1일에는 중1과 초5∼6이 등교할 예정이었다. 이번에 교육부가 등교 일정을 일주일 미루면서 이달 20일 고3을 시작으로 27일에는 고2·중3·초1∼2·유치원, 6월3일에는 고1·중2·초3∼4, 6월8일에는 중1·초5∼6이 등교하게 됐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5월 ‘황금연휴’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잠복기 14일을 고려해 등교 일정 순연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태원 클럽 관련 추적 대상자 중 아직 2000명 정도에 대해 추적조사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접촉자 규모 등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서 최장 잠복기인 14일 동안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지난달 24일부터 5월6일까지 이태원 유흥업소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교직원이 있다면 발열 등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빨리 검사받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희망하는 교직원에 한해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등교수업 일주일 재연기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교육부 등교 연기 발표에 앞서 시·도교육감들은 이날 대체로 등교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주말 이태원 클럽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용인과 이에 따른 2차 감염이 발생한 성남 지역 고3 학부모·교원을 대상으로 13일 등교에 대한 긴급 찬반 조사를 벌인 결과 고3 학부모 9158명 중 6704명이 조사에 응한 용인의 경우 55.7%가 등교개학을 반대했으며, 교원과 학부모 2946명이 응답한 성남은 59.3%가 반대했다.
텅 빈 고3 교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11일 서울 송파구 영동일고등학교 교실이 텅 비워져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울 이태원의 클럽에서 비롯한 코로나19 재확산세와 관련해 13일 예정된 고등학교 3학년 등교일을 일주일 연기하자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재문 기자 |
일부 교육감은 단순히 등교 일정을 순연하는 것뿐 아니라 올 1학기 교육과정 운영 방안까지 대폭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필요하다면 등교수업 일정 자체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등교 결정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코로나 확산 유동성을 고려해 등교 형태나 교육과정 운영 등 다양성을 현재보다 더 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교육부는 현재 등교 일정 순연 외 다른 조정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학교 학생이나 교직원이 확진자로 밝혀진 경우는 아직 없다”며 “등교수업 일주일 전부터 자가진단을 통해 학생 하나하나를 점검하고 그중에는 가족 중 확진자나 자가격리자 존재 여부도 확인하고 있어 당초 일정에서 일주일 순연해서 등교수업을 개시하는 것 외에 다른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또 “고3 학생들이 5월 말 이전에만 등교한다면 수능 등 대입 일정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14일로 예정된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는 20일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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