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ㆍ정유장비 지원 대가로 외교적 경제적 이득
이 신문은 이란 정부가 넘쳐나는 원유 재고와 정유기술을 지렛대 삼아 역시 미국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리아, 베네수엘라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경제지원 대가로 역내 외교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금과 유로화 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의 주재하는 로하니 이란 대통령 |
이란은 수년 전부터 강화된 미국의 경제제재로 타격을 받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낮은 유가를 앞세워 명맥을 유지하던 원유거래마저 급감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었다.
실제로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에 대한 이란의 원유수출량이 지난 3월 60% 가까이 급락했으며 이로 인해 이란의 내륙 원유저장시설이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란 분석까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정부가 찾은 일종의 탈출구로 시리아,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 추적업체인 탱커트랙커스닷컴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3월 시리아에 하루 25만5천배럴, 총 790만배럴의 원유를 보냈다.
이란이 보낸 원유는 오랜 내전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경제적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가 이끄는 시리아 정부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양국 정부의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의 평가이다.
이란은 원유지원의 대가로 외교적,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고 있으며 경제협력 합의를 끌어낸 지난달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다마스쿠스 방문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란의 기대가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와 유가 급락으로 극심한 연료난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이란은 지난달 세계 최대 매장량을 가진 원유생산국임에도 관리 부실에 따른 시설 노후화로 인한 석유 생산과 정제 능력 감소, 미국의 경제제재가 겹치면서 연료난이 심각한 베네수엘라에 석유 정제에 필요한 촉매제와 장비 등 제공했다.
항공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란 마한항공 화물기가 지난달 22일부터 6일 사이에 베네수엘라 정유단지 인근 라스 피에드라스공항을 모두 12차례 왕복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란 정부는 베네수엘라에 정유 장비 등을 제공한 사실만 인정하고 금을 대가로 받았다는 주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관리들은 이란이 설비제공 대가로 베네수엘라로부터 금과 유로, 달러화를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특히 이란이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의 반미국가인 베네수엘라와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2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입을 통해 마한항공 화물기의 베네수엘라 운항이 중단돼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한 데 이어 중간 급유지인 알제리를 압박해 마한항공의 베네수엘라 운항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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