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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만났습니다]①전준영 전문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어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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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준영 국립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

‘칼레트라·히드록시클로로퀸정’ 2가지뿐인 상황

“렘데시비어, 임상中…실제 처방까진 시간 걸려”

에볼라 치료제로 부작용 염려…‘혈장치료’ 긍정적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아직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근거가 뚜렷한 치료 약제는 없습니다. 현재로선 임상 시험 중인 ‘렘데시비어’(Remdesivir)에 기대를 걸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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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영 국립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는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잘못 알려진 정보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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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영 국립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는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여러 연구 논문 등을 살펴봐도 효과·효능이 완벽하게 입증된 약물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전문의는 다만 “렘데시비어는 임상 시험 중인 의약품으로 상용화돼 있지 않아 실제 의료현장에서 처방까지 이뤄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최근 발표된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렘데시비어 임상 시험 중간 결과에서는 병의 이환 기간을 줄이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보이나, 완전한 결과가 나온 게 아니므로 지금 판단을 내리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점을 고려하면 부작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경증 환자에게까지 투약할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전 전문의는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의 80% 이상은 감염에서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며 “폐렴이 심해지면 산소 포화도를 적절히 조절하고 영양분 공급을 통한 보존적 치료만으로 환자가 완치되는 사례가 많다”는 이유에서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중증 경과를 밟는 환자들의 상당수는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 경우 사용해볼 수 있는 약제는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경구약(로피나비어·리토나비어 복합제-1형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과 말라리아 치료제 ‘히드록시클로로퀸정’(Hydroxychloroquine·항말라리아제) 등 두 가지뿐이다.

그는 “대한감염학회 차원에서도 공식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약은 없다”며 “중증 환자에 써 볼 수 있다고 권고하는 수준으로 완치에 대한 확신은 없으나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회복기 환자의 ‘혈장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환자들로부터 혈장을 제공받아 투여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대량 치료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도 존재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전 전문의는 “혈장 치료는 에볼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신종 바이러스 유행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치료법”이라며 “중증 환자에게 수혈하듯이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하는 방법인데, 400~500cc에 달하는 많은 채혈이 필요한데다 개개인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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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영 국립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가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국립암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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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전 전문의와의 일문일답이다.

-‘생활 속 거리 두기’라는 생활 방역으로 바뀌면서 주의 사항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나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차이점은 학교 개학이 오프라인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초·중·고교 및 유치원 개학이 순차적으로 시작돼 등교가 가능하고, 그동안 공공시설 등 밀집 시설 운영을 중단했지만 다시 오픈한다. 이 정도가 피부로 와 닿는 차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 제한과 같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한 유럽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집안에 머물 것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고 음식점 이용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일을 국민 자율적 동참에 맡겨 규제 강도가 덜했다.

-일반 국민의 경우 생활 수칙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면서 ①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②두 팔 간격 건강거리 유지 ③30초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 ④주기적 환기·소독 ⑤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 5대 지침을 강조했다. 특히 5대 수칙 가운데 ‘적절한 거리 두기’와 ‘손 위생’ 두 가지 사항만 잘 지켜도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기침·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실천도 중요하고 아플 땐 출근을 자제하고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등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암(癌) 환자 등 중증 만성 질환자의 평소 생활 수칙은

△만성 질환자 및 건강한 성인 모두 손 위생과 기침 예절(기침 시 옷소매로 가리기), 물리적인 거리 두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만성 질환자는 코로나 19에 감염이 되면 건강한 성인에 비해 중증 경과를 밟을 확률이 높아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건강한 성인은 코로나 19에 감염되더라도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거나 자각하지 못 한 채로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있어 위생 준칙을 따라야 한다. 특히 기침·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중 암환자 비중은

△너무 빠른 시기에 감염자가 1만명 넘게 나오면서 사실 아직까지 정확하게 집계가 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서 암환자 비율은 약 14%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환자는 코로나19 위험군인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이유는

△암환자 분들은 코로나 감염증에 상당한 고위험군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암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면역력이 일반적인 사람보다 조금 떨어지는데 이외에 암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암제라든지 다른 기타 치료들이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감염증에 통상 취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들이 연일 속출하면서 ‘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 뒤 지역사회 유행이 걱정스런 상황이다. 향후 코로나19에 대한 전망은

△코로나19는 ‘비말 전파’를 하는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어서 사회적 접촉이 많아지면 발생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뀌었더라도 개인 필수 예방 수칙을 엄수해야 코로나19 유행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호흡기 바이러스는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아 여름철 보다는 일교차가 크거나 기온이 낮은 가을·겨울 더 큰 유행이 번질 수 있으므로 항상 전염병의 ‘2차 대유행’을 염두에 두고 경각심을 늦추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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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전준영 국립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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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준영 전문의는…

△2012년 서울대 의대 졸업 △2017년 서울대 의대 대학원 석사 졸업 △2017년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전공의 수료 △2017~2018년 국제백신연구소(IVI) 연구원 △현(現) 국립암센터 감염관리실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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