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비용 절감..안전성까지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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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가 86m 높이의 원유저장탱크 점검에 드론을 도입한다. 충격에 민감한 석유저장고에 드론을 도입한 것은 최근 SK에너지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발표한 디지털 전환 전략의 성과로 풀이된다.
SK에너지는 울산컴플렉스(CLX)의 원유저장탱크 검사를 인력이 아닌 드론으로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75만 배럴 용량의 원유저장탱크는 지름 86m, 높이 22m로 서울 장충체육관을 집어넣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
원유저장탱크는 유증기 등의 발생으로 주기적인 점검을 필요로 한다. 기존에는 11년 주기로 정기검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5~6년에 한 번씩 검사를 해야 한다. 임시가설물(비계)을 쌓아 사람이 육안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한계로 지적되기 시작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검사 대상 탱크가 많아지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고민이 커졌다”며 “안전검사 주기 변경이 발표된 후 1년간 점검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추락으로 인한 폭발을 방지하는 것이었다. 원유저장탱크는 유증기가 발생하는 특성상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에 SK울산CLX 내 장치기술, 검사분석, 원유운영 등 관련 조직이 총동원됐다.
특히 SK울산CLX 검사유닛(Unit)은 드론에 낙하산을 장착하고 공인기관에서 배터리 충격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겹겹의 안전장비 및 체계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2차 배터리 폭발 방지를 위해 이중 프로텍터가 설치됐고 2인1조 운전으로 작동 오류도 해소했다.
그 결과 SK에너지는 원유저장탱크 정기검사에 드론을 도입해 △육안검사 대비 검사 정확도 향상 △높은 곳에 사람이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안전성 확보 △임시가설물 설치로 인한 시간과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2021년까지 검사가 예정된 탱크 30기에 대한 검사 비용은 약 9억원에서 5,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1기당 최대 1억원에 달했던 검사 비용이 200~300만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늘어난 검사 물량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SK에너지가 최근 밝힌 디지털 전환 3대 전략 중 ‘스마트 플랜트’ 과제의 성과이기도 하다.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총괄사장이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방법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장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자발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해상 파이프 설비 등에도 드론 활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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