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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도이치뱅크, 직원평가에 고객만족도 포함… ING은행은 지점별 실적목표 아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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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투자자 울리는 해적뱅킹] [2] 외국 은행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美 웰스파고, 성과주의 앞세우다 200만명 명의도용 사고 터지자

직원 1인당 상품 판매 할당량 폐지

외국 주요 은행들은 고객과의 관계, 장기 성과 등에 높은 비중을 둔 성과 보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는 영업점 성과를 측정할 때 고객 가치와 주주 가치를 50%씩 평가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 미스터리 쇼핑(금융감독 당국의 암행 검사)을 통해 파악한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 품질 등의 배점이 영업이익 같은 수익성 지표와 같은 비중이라는 뜻이다.

네덜란드 ING은행은 3~10개 영업점으로 구성된 '링(ring)' 단위로만 평가한다. 우리나라처럼 개별 영업점이나 개인 단위에는 성과 목표를 주지 않는다.

또한 스웨덴의 한델스방켄은 '모든 지점이 은행'이라는 방침 아래 영업점을 분권화하고 있다. 은행 본점에서는 일선 영업점에 특정 상품 판매 실적을 강요하지 않는다.

물론 성과 지상주의에 치우치다 금융 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시가총액 1위 은행이던 웰스파고 직원들은 고객 200여만 명의 명의를 무단 도용해 예금 계좌, 카드 등을 몰래 만들다 발각됐다. 이는 경영진이 자신들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무리하게 판매를 독려한 게 원인이었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에게 펀드, 신용카드 등도 가입하게 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심지어 하루 단위로 가입자 유치 실적을 모니터링하면서 직원들을 극한 경쟁으로 내몰았다. 결국 은행 명성은 무너졌고 최고경영자(CEO)의 금융권 퇴출, 수천억원대 과징금 등 처벌이 이어졌다. 이후 들어온 새 경영진은 직원 1인당 판매 할당량을 없애는 등 '고객 중심'으로 성과 평가제도를 뜯어고쳤다.

호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터진 적이 있다. 지난 2017년 '호주판 특검'인 로열 커미션(Royal Commission) 조사 결과, 주요 은행들이 사망한 고객에게마저 몰래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판매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유령 계좌'를 개설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 로열 커미션도 이 같은 부정의 주요 원인으로 잘못된 성과 보수 관행을 꼽았다. 지난해 발간된 최종 보고서는 은행이 직원들의 성과 보수 체계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1년마다 점검하고, 판매 실적이나 실적 목표와 연동하는 성과급 지급 체계를 폐지하도록 권고했다.

[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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