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범죄인 인도 심문기일…본인은 불출석, 변호인 의견 개진
검찰, “아동 성착취물 판매 비트코인 환전…범죄수익 은닉, 과장”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세계 최대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이 열렸다. 중계 법정 안에서 취재진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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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미국에서 신병 인도를 요청한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 측이 “미국에서 인도요구한 범죄 외에 다른 혐의를 처벌하지 않겠다는 보증이 없다면 송환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는 19일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사건 심문기일을 열었다. 하지만 손씨는 법정에 나서지 않았다. 변호인은 “(손정우)본인이 출석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손씨에게 의견을 진술할 권리가 있지만, 본인 의사에 따라 출석하지 않는다면 법리상 심문기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손씨가 2015년 6월~2018년 3월 ‘웰컴투비디오’ 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 등 포함된 음란물을 판매해 비트코인을 지급받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부친에게 송금하고 장외거래로 환전 도박사이트에 넣고 재환전해 범죄수익을 은닉,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대배심에서 손씨를 기소하기로 결정한 범죄사실과 일치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객관적인 사실부분은 인정하지만, 범죄 인정에 관한 부분은 의견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손씨의 변호인은 “미국에서 기소된 범죄 중 범죄수익에 대해서만 인도청구가 됐다”며 “범죄인 인도법상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에 처벌받지 않는다는 청구국의 보증이 없다면 인도를 할 수 없게 돼 있고, 이 보증서가 없다면 인도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손 씨의 변호인은 미국에서 인도를 요구하고 있지만, 요구된 범죄사실 외에 다른 혐의는 아예 기소를 하지 않는다는 것인지, 아니면 기소를 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손 씨의 미국 송환 여부는 6월 27일 이전에 나올 전망이다. 범죄인 인도법은 인도구속영장에 의해 신병이 확보된 경우 구속된 날로부터 2개월 내에 결정을 내리도록 하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인도를 결정하고 법무부장관이 승인하면 미국 집행기관이 한 달 내에 국내에 들어와 손 씨를 데려간다. 범죄인 인도 심사는 단심제라 불복절차는 따로 없다.
한편 손씨의 아버지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신형식)에 배당됐다. 아들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손씨를 이 혐의로 기소한다면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고 우리나라 법정에서 먼저 재판을 받는다. 손씨의 부친은 아들의 미국 송환이 가혹하다며 국내에서 처벌받게 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손씨는 2018년 8월 미국 연방대배심에서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의 손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법무부는 이중처벌 논란을 감안해 그의 범죄혐의 중 국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국제 자금세탁 혐의를 두고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4억여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챙기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고 지난달 27일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돼 재수감된 상태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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