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담당 재판부가 사건 당시 현장에서 확보한 체모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하고 감정을 위한 사전 절차를 밟기로 했다.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현장의 체모에 대한 감정 결과는 진범을 가리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어서 향후 감정 결과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19일 이 사건 재심 첫 공판에서 사건 현장에서 발견돼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에 보관된 체모 2점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종전 재판에서도 체모 감정이 유력한 증거였고 재심 청구인인 피고인 측의 주장을 고려하면 체모에 대한 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국가기록원에 대한 영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검ㆍ경의 이춘재 8차 사건 재수사 단계에서 청구됐지만 법원이 이미 지난 공소시효와 재심 절차가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해 기각했었다.
재판부의 이번 영장 발부 결정은 현장 체모에 감정 결과가 이춘재의 체모와 일치하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진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17∼2018년께 국가기록원에 8차 사건 감정 관련 기록물을 이관했다. 이 기록물의 첨부물에는 테이프로 붙여진 상태의 사건 현장 체모 2점이 30년 넘게 보관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체모와 재심청구인 윤모(53)씨의 체모를 각각 채취하는 등 압수영장을 집행해 다음 기일까지 압수물과 압수 조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후 감정기관을 선정해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첫 공판 심리를 마친 재판부는 체모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하면서 이춘재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는 보류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5일에 열린다.
이 재판은 1980년대 경기도 화성지역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 중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자한 윤모(53)씨가 재심을 청구하면서 열리게 됐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2심과 3심은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윤씨는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됐다. 그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1월 14일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