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수요집회 미끼 할머니 이용
지방서 낡은 봉고차에 태워 데려와
문제해결보다 자기네 일자리 걱정”
2014년 김 할머니 그림 교황에 전달
김순덕 할머니 |
“팔아먹을 게 없어서 위안부 할머니들 이름을 팔아먹고, 해결도 되기 전에 국회의원이 되는 게 말이 되느냐.”
19일 오전 서울 청량리역 인근에서 만난 고(故) 김순덕 할머니의 큰아들 A씨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정대협에 대해 “시민단체로부터 배반당한 기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4년 84세로 작고한 김 할머니는 생전에 피해자 지원 시설 나눔의 집에서 지내며 매주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소녀의 고통과 슬픔을 담아 널리 알려진 김 할머니의 작품 ‘못다 핀 꽃’과 ‘끌려감’은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작품의 사본을 선물했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
Q : 윤 당선인과 정대협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이 많은데.
A : “정대협에서 (같이 활동하자고) 어머니도 많이 유혹한 것으로 아는데, 어머니랑 나랑 워낙 거부하니까 그만하더라. 생각하는 방향이 달랐다. 할머니들을 우상처럼 모셔서 하려고 그랬다는 정도로만 안다. 내부 사정은 잘 모른다.”
Q : 방향이 어떻게 달랐나.
A : “정대협이 잘한 일도 많지만, 잘못한 일도 많다. 팔아먹을 사람이 없어서 위안부 할머니들 이름을 팔아먹고, 제대로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국회의원이 되고, 말이 안 된다. 우리 어머니와 다른 기가 센 할머니들 계셨으면 당장 쫓아가 멱살을 잡았을 것이다.”
Q : 전에도 정대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나.
A : “(어머니 살아계실) 그때부터 눈치는 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Q : 김 할머니가 수요집회에 매주 참석했는데.
A : “그때는 그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인 줄 알았지, 그런 위선자라는 걸 알았으면 나갔겠느냐.”
Q : 이용수 할머니는 수요집회도 그만해야 한다고 했다.
A : “정대협은 없어져야 하고, 데모(수요집회)도 그만해야 한다. (정대협이) 그걸 미끼처럼 써서 이용했다. 지방 할머니들, 그 나이 많은 분들을 낡은 봉고차에 태워서 털털거리면서 수요집회에 오게 했다. 인간적으로 너무 했다. 나눔의 집 오는 사람들은 고급 관광버스, 승용차 타고 오는데 정작 우리 어머니는 낡은 차만 타고 수요집회에 가니까 ‘집회 갈 때 좋은 차, 관광버스 좀 타고 가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Q : 윤 당선인이 진정한 해결을 원한 게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A : “내 말이 그 말이다.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으면 자기네들(정대협) 일자리가 끊어질 거 아니냐. 사실 1965년 한·일 협정 때 정부가 합의를 잘못하고, 처음부터 위안부 문제는 경시한 책임이 있다. 그래놓고 시민단체에 (할 일을) 떠넘겨서 시민단체의 힘만 엉뚱하게 커졌다. 일본에 제대로 사과도 못 받고, 시민단체에 배반당한 기분이다.”
Q : 유족 대부분이 생활이 어렵다고 들었다.
A :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학자든 인권변호사든 좋은 사람들이 회고록 등 올바른 기록을 남기고, 제대로 평가받는 것으로 매듭지으면 좋겠다. 산증인이 아직 많다. 정대협은 안 된다. 자기들 유리한 것만 낼 것 아니냐. 그렇게 해서 공청회든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얻게 된다면 할머니와 유족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지원과 예우를 해주면 좋겠다.”
Q : 이 할머니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자신이 툭 털어야 한다고도 했다.
A : “이 할머니 말씀이 다 맞다. 제대로 사죄받지 못한 것은 분하지만 어차피 일본과는 이웃 간이고, 언젠가는 같이 가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훗날 짐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
유지혜 국제외교안보에디터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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