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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단독]‘대리수능’ 선임병 합격대학 등록날… 후임병, 자신의 계좌에 4900만원 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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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경찰, 범행 대가 가능성 수사… 후임병 “사건과 무관한 돈” 부인

동아일보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던 선임의 부탁을 받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대신 치른 혐의로 군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후임 병사 A 씨(20)가 수능 이후 자신의 계좌로 수천만 원을 이체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군교육사령부 군 경찰은 이 돈이 수능 대리 응시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고 있다. 선임병 B 씨(23)는 그동안 ‘수능 대리 응시를 부탁한 것은 맞지만 대가로 돈을 주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해 왔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 복무 중인 A 씨는 올해 2월 10일 모바일 송금앱을 통해 자신 명의의 계좌로 4900여만 원을 이체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또 다른 계좌에 있던 돈을 옮긴 것이다. 군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 씨의 금융거래 명세를 들여다보던 중 이 같은 이체 내용을 확인했다. 군 경찰은 이체된 돈의 원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A 씨의 금융거래 기록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A 씨가 이체를 한 이날은 선임병 B 씨가 대학 등록금을 납부한 날이다. B 씨는 A 씨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에 대리 응시해 얻은 점수로 중앙대 간호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 3월 전역해 서울 수서경찰서의 수사를 받고 있는 B 씨는 그동안 수능 대리 응시에 대한 대가 지급을 부인해왔다. A 씨도 최근 군 경찰의 조사에서 “(B 씨와) 관련이 없는 돈”이라며 대가 수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경찰은 지난해 수능 당일 B 씨가 고사장인 서울 서초구의 한 고교 앞에서 자신의 수험표와 주민등록증을 A 씨에게 직접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A 씨는 수능 이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대리 수능 처벌’ 등의 단어를 입력해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서경찰서는 13일 B 씨를 불러 처음으로 조사했다. B 씨는 고사장까지 이동할 때 이용한 택시비 등 수능 당일 지출 비용을 모두 현금으로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서경찰서는 조만간 B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성희 chef@donga.com·신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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