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노사정 대화 앞두고, 민노총식 몸풀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원포인트 전날, 경총앞 회견 "재벌의 곳간 열어라"

재계 "기선 제압하려는 것"

조선일보

민주노총이 코로나 대응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勞使政) 대화'를 하루 앞두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앞에서 "재벌의 곳간을 열라"며 시위성 기자회견을 했다. 김명환〈사진〉 민노총 위원장까지 이례적으로 참석했고, 노사정 대화를 앞둔 상황에서 경총을 상대로 한 기선 잡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노총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총회관 앞에서 '함께 살자! 2020년 차별 철폐 대행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를 누려온 재벌에게 적절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엔 김명환 위원장 등 민노총 관계자 약 30명이 참석했다. 민노총이 경총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연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김 위원장 참석 없이 산하 단체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경총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는 수억원을 받는 스포츠 스타의 땀보다 택배 노동자의 땀방울이 우리 생계를, 국민의 삶을 지탱시켜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럴 때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날 최저임금 쟁취,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모든 근로자에게 예외 없는 노동법 적용 등을 주장했다. 민노총은 이를 위해 5월 25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6월 24일까지 전국을 돌며 지역 순회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재계와 노동계에선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를 하루 앞두고 민노총이 대화 상대인 경총 앞에서 사실상 시위성 집회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0일엔 민노총이 요구했던 경사노위 밖 노사정 대화가 열릴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손경식 경총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동명 한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 홍남기 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노동계와 재계가 해고 금지, 고용 유연화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노총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에 참여하겠다고 한 직후인 2017년 6월에도 경총회관을 찾아가 '경총 해체'를 요구하며 기습 점거 농성을 벌인 적이 있다.

[곽래건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