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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사설] 언론을 '적' 삼은 軍, 이번엔 박격포 1㎞ 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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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 육군 부대에서 박격포 실사격 훈련 중 포탄이 2.2㎞ 떨어진 과녁에서 1㎞ 이상 빗나갔다고 한다. '오발'이라고 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이 박격포탄은 살상 반경이 40m에 달해 자칫 큰 인명 피해가 날 뻔했다. 2018년에도 박격포탄 2발이 800m 벗어난 곳에 떨어졌다. 오발 거리 기록이 800m에서 1㎞로 경신됐다.

이달 초 북한군 총격 때는 우리 군의 K-6 기관총이 고장 나 대응 사격을 제때 못 하는 일이 벌어졌다. 실제 전투 상황이었으면 진지가 무너졌을 것이다. 얼마 전 해병대에서도 기관총 오발이 있었다. 지난달에는 사격 훈련을 하던 군부대 인근 골프장에서 캐디가 날아온 총탄을 머리에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오발과 고장도 있을 수 있고 사고도 발생할 수 있지만 정도가 있다.

이런 군(軍)이 갑자기 언론을 적대시하기 시작했다. 19일 예정됐던 육·해·공 화력 훈련을 '날씨가 궂다'고 연기했는데 이를 '북한 눈치 보기'라고 비판한 언론에 대해 "왜곡"이라며 화를 냈다. 서해 방어 훈련 보도에 북한이 반발하자 군 지휘부를 청와대로 불러 '보도 경위서'를 내도록 한 뒤의 일이다. 최근 국방부는 '부정확한 정보가 국방 정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세금 3600만원을 이런 엉뚱한 일에 쓴다는 것이다. 지금 군이 연구해야 할 것은 총체적 기강 해이의 원인 분석과 철저한 정치 중립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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