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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불닭·짜파구리... 세계인이 주목한 K-라면, 성공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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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 시장 매년 20%씩 성장
한류 열풍과 코로나19 장기화에 힘입어 지속 성장 전망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유통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식품기업들은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라면 업체들에게 코로나19는 호재로 작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내 수요 증가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라면을 대량으로 비축하는 사재기가 일어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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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면서 한국산 라면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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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톱3인 농심(004370)·오뚜기(007310)·삼양식품(003230)은 올해 1분기 모두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삼양과 농심은 해외 매출이 급증하면서 1분기 매출을 끌어올렸다. 농심의 해외법인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했으며 수출액을 포함한 국내법인 매출도 14.2% 성장했다. 삼양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해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국내 라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 라면의 해외 수출량은 △2016년 21만톤 △2017년 35만톤 △2018년 39만톤 △2019년 42만톤 △2020년 58만톤으로 매년 20% 이상씩 늘었다. 전체 수출액도 올해 4월 기준 1억9400만달러(약237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해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식품업계는 한국 라면이 주목받는 이유로 높은 품질을 꼽는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라면의 라이벌로 꼽히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라면이 얇은 면발과 적은 토핑으로 간식거리 취급을 받는다면, 한국 라면은 면발이 두껍고 토핑도 푸짐하게 들어가 식사 대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이 줄면서 해외에선 한국 라면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한국 라면을 사재기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껏 외국에서 라면에 대한 인식은 '간식'에 가까웠으나, 코로나 사태로 한국 라면을 접한 이들이 라면을 식문화로 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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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한식 관련 영상 콘텐츠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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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도 한국 라면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실제 한국 드라마 속 식사 장면과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이 먹는 음식 영상들은 유튜브 인기 콘텐츠다. 특히 라면은 해외 K팝 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한식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BTS가 먹은 라면 먹어보기' 등의 영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이용해 세계 유튜버들이 도전한 '매운맛 챌린지'도 세계 곳곳에 유행처럼 번지며 한국 라면에 대한 인지도를 대폭 증가시켰다. 불닭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2015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2016년 930억원, 2017년 2050억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은 일부 해외층에게 인기있던 한국 라면을 보다 대중적으로 퍼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운 맛이 강한 불닭볶음면은 해외에서 호불호가 갈렸지만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농심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는 대중적인 맛에 가깝다. 오스카 수상으로 불거진 짜파구리 열풍은 2월 농심의 짜파게티 해외 매출을 전년 동월대비 120%, 3월에도 116% 신장시켰다.

라면업계는 2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한국 라면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져 어느 정도 수요층이 형성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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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지난달 21일 영화 '기생충'의 주요 소재로 등장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하나의 용기면 제품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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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과 삼양은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각각 짜파구리 용기면과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강화한다. 지난해 4월 말 해외에 출시된 짜파구리 용기면은 순한 맛과 매운 맛 두 가지로 출시돼 해외 수요층을 겨냥했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요리용 불닭소스 및 치약 등 브랜드 상품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을 노리는 오뚜기는 계절면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오뚜기가 여름 신제품으로 출시한 '진비빔면'이 현재 1500만개 판매를 돌파한 것을 계기로 여름 계절면으로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민서연 기자(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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