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실험 결과 발표한 직후 1조6000억 규모 유상증자 발표
미국 의료매체 스탯, "실험 결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
주가 공모가 아래로 뚝, 다우와 나스닥 지수도 1.59%, 0.54% 각각 내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 주가가 19일(현지시간) 15% 넘게 추락했다. 시간외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해서다. 모더나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71달러대에서 마감됐다. 시간외 거래에서 67달러대까지 내려앉았다.
스테판 밴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
모더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실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18일 사상 최고가인 80달러 선까지 올랐다. 경영진은 마침 유상증자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발표했다. 주당 76달러에 새 주식을 팔겠다는 계획이었다.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을 본격적으로 실험하고 대량 생산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는 말로 유상증자 필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주가는 하루 만에 공모가 아래로 곤두박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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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작은 희망에 크게 반응한 셈
주가 하락의 방아쇠는 미 의학전문 매체인 스탯(Stat)의 보도였다. 스탯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모더나가 해당 백신의 1차 임상 결과에 과학적인 판단할 할 수 있을 만한 테이터를 내놓지 않아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19일(현지시간) 미 제약회사 모더나의 주가 흐름. 회색선은 시간외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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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의 보도 직후 모더나의 주가는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학술적인 기준으로 모너나의 실험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다"며 "하지만 세계적으로 490만 명이 감염됐고 32만 명 정도가 숨진 상황에서 모더나의 충분치 않은 실험 결과에도 시장에서 수조 달러 가치가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모더나처럼 하루짜리 기대감은 증권시장 역사에서 흔한 일이다. 미 남북전쟁(1860년대) 시기에 작은 전투 소식 하나에 뉴욕 주가가 춤을 췄다. 이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이 자리 잡았다.
모더나 기대감이 깨지는 바람에 이날 뉴욕 주가 전체가 내림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390.51포인트(1.59%) 내린 2만4206.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0.97포인트(1.05%) 내린 2922.94로, 나스닥는 49.72포인트(0.54%) 하락한 9185.10에 마감됐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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