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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올 여름은 무척 더울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기온과 습도뿐만 아니라 불쾌지수까지 높아지는 여름철. 특히 이번 여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불청객까지 나타난 터라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습니다. 코로나19가 더위에는 수그러들 거라는 기대와 무더위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답답함이 교차하는데요. 올 여름, 코로나19와 맞설 수 있는 슬기로운 생활 습관을 살펴볼까요.
◇폭염에는 거리두기 필요 없는 것 아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해 8월 5일 오후 지열로 달궈진 서울 여의대로에 놓아둔 온도계 바늘이 40도를 훌쩍 넘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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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음식물은 쉽게 상하죠. 비슷한 원리로 바이러스도 25도 이상의 상온에 오래 방치되면 상하기 쉬운 특성이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여름에는 주춤할 거라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너무 큰 기대를 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바이러스 자체가 더위에 강하거나 약하다는 경향은 있지만, 현실에서 와닿을 만큼의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건데요.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19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는 비말이나 에어로졸로 확산하고 감염되는 호흡기 바이러스”라며 “기온이나 습도 등에서 오는 외부 환경 요인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모두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긍정적 효과는 손과 몸을 더 자주 씻게 된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겨울철 찬 물에 손을 오래 씻는 것보다는 여름에 땀으로 찝찝해진 손과 몸을 더 자주, 오래 씻게 된다는 거죠.
반대로 무더위가 이어지면 바깥 활동 대신 냉방기가 있는 실내 공간에만 머물 수 가능성이 높은데 이 때문에 생기는 부정적 요인도 있습니다. 정 교수는 “더위를 피해 실내에만 있으면 겨울철 실내에 머무는 것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 예방에는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확진자 문 모기에 물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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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귓가와 피부를 괴롭히는 해충 모기가 활동을 하죠. 그런데 이 모기가 만약 확진자를 물고 온 뒤, 배가 여전히 고프다면요? 그리고 하필이면 찾아온 먹잇감이 나라면, 과연 안전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김태형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모기 몸 속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존할 숙주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불완전 생명체잖아요. 숙주 세포를 통해 전염되는 건데 숙주 역할은 사람이나 동물 등 포유류가 합니다. 김 교수는 “모기는 매개 동물이고 바이러스가 증식할 세포가 있어야 전파가 되는 건데, 모기 안에 바이러스가 살 만한 숙주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모기로 전염이 된다면 모기가 많은 베트남이나 대만과 같은 나라에서 확진자가 급증해야 할 텐데 그러한 양상도 보이지 않고 있거든요. 김 교수는 “이론적으로 모기는 매개 동물이 될 수 없고 사례도 지금껏 없다”고 말했습니다.
◇ 수영장 물에 얼굴 담가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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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수영장이나 바다에 풍덩 빠져 물놀이를 할 수 있다는 건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일 텐데요.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의 침 방울이 수영장이나 바닷물에 섞이고 그 물을 실수로 마셔버리기라도 하면 어떡하나요? 호흡기, 점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 속에선 안전할까요?
방역 당국에 따르면 “물속에서는 바이러스가 퍼져도 밀도가 낮아 위험도가 덜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염소 등으로 물을 소독하는 수영장의 경우 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데요. 문제는 물 밖으로 나와서입니다. 방역 당국도 “물 밖에서는 사람들과 1~2m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한국 관광공사도 여름 휴가철 앞두고 발간한 안전 여행 가이드에서 “수영장 시설 이용 시 두 팔 간격 건강 거리를 유지하라”고 안내했는데요. 만약 이 건강 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붐비는 수영장이라면, 가급적 방문을 피해야겠어요.
◇ 에어컨 쐬면 걸릴까, 안 걸릴까?
등교 개학을 앞둔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에서 한 교사가 에어컨 가동 점검 및 교실 환기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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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을 사용할 때 “창문 닫아라”, “문 닫아라”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에어컨은 밀폐된 공간에 있는 공기를 차갑게 만들어 실내 공간을 시원하게 만드는데요. 창문이나 문이 열린 공간에서는 비교적 덜 시원한 것도 그러한 원리 때문입니다.
슬프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냉방 방법은 가장 시원한 냉방 방법인 ‘문 닫고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하기’입니다. 만약 밀폐된 공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둥둥 떠 있다면, 바이러스가 돌고 돌면서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퍼질 거라는 거죠. 공기 유입이 없다면 공기 내 바이러스 밀도가 낮아질 일도 없기 때문인데요.
이 바이러스 밀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이나 선풍기 사용할 때는 반드시 환기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정용석 교수는 “창문이나 문을 열어 외부 공기를 유입해야 공기 중 바이러스 밀도가 낮아져 감염될 확률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지금까지 마련된 방역 당국의 에어컨 관련 권고 사항은 “에어컨을 사용하되 환기를 해야 한다는 정도만 합의된 상태”입니다. 서울시와 부산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방안은 버스 운행 중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기로 한 거고요. 학교의 경우 전체 창문의 3분의 1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기로 했지요.
◇ 땀에 젖은 마스크는 효과가 있을까?
지하철 이용객 마스크 사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13일 용산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내에서 이동이 어려운 ‘혼잡 단계’에 이르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의 탑승을 제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리아타임스 심현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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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하고 사람까지 붐비는 곳에 있더라도 이제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집단 감염이 우려된 이태원 발 감염이 예상보다 폭발적이지 않은 까닭도 전 국민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있지요. 그만큼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예방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건데요.
문제는 여름입니다. 특히 장마철 붐비는 대중교통을 생각하면 흐르는 게 땀일지 눈물일지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데 땀에 젖은 마스크, 효과는 있을까요?
김태형 교수는 “마스크는 원칙적으로 일회용이라는 답변밖에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일단 땀이나 먼지로 오염된 마스크는 새 마스크보다는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러한 이유 때문에 KF94나 KF80 마스크보다 시원하고 숨쉬기 편한 덴탈 마스크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는 양상을 보입니다.
덴탈 마스크를 매번 교체하는 게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거나 환경이 걱정된다면 천 마스크 등 다회용 마스크를 자주 세탁해 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고요. 최근에는 메쉬 등 차가운 느낌을 주는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마스크도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보면 어떨까요.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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