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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태원發 ‘n차 감염’ 18명 늘고, 삼성서울병원 감염경로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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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확진 간호자 접촉 지인도 감염돼 5명째…검사대상 1,207명
한국일보

80일만의 등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5차례 연기됐던 개학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창덕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등교를 하며 체온을 재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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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3, 4차 감염자 등 ‘n차 감염’을 양산하며 범위를 넓히고 있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볼 수준은 아니지만, 클럽 방문자의 접촉자가 학원과 PC방,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면서 감염원이 지역사회 깊숙이 파고드는 모습이다.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환자가 나온 삼성서울병원발 조용한 전파도 우려된다. 방역당국은 환자들이 다녀간 장소 이름까지 공개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신규 확진환자는 32명이다. 누적 확진환자 1만1,110명 가운데 이날 추가로 128명이 치료를 마치면서 누적 격리 해제자(1만66명)가 1만명을 넘어섰지만 일일 확진환자 수가 지난 11일(35명) 이후 9일만에 다시 30명대로 올라선 상황이다. 이 중 지역발생 사례가 24명에 달한다.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과 관련이 있는 누적 환자는 196명으로 전날보다 18명 늘었다. 클럽을 직접 방문해 감염된 사람(95명)보다 이들로부터 유발된 환자(101명)가 더 많고, 이들을 통한 3차 감염(25명)은 물론, 4차 감염(4명)도 발생하는 등 불씨가 커지고 있다.

당장 인천의 상황이 심상찮다. 이날만 신규환자가 8명이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해 감염된 이후, 거짓 진술로 역학조사를 방해한 20대 학원강사로부터 유발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날 새벽 확진된 고교 3학년 학생 두 명은 학원강사로부터 감염된 다른 고교생이 방문한 코인노래방을 지난 6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학원강사로부터 감염된 환자는 29명으로 늘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인천에선 클럽 관련된 전파가 코인노래방, PC방, 택시 탑승자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지난 6일부터 19일 사이 인천 미추홀구 소재 비전프라자와 세움학원, 연수구 소재 서울휘트니스 인천점 등을 방문한 학생 및 교직원은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경기 부천시에서도 메리트나이트 관련 확진자들이 10~17일 방문한 업소가 PC방과 음식점, 주점, 코인노래방 등 11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추가 확산 우려는 곳곳에서 커지고 있다.

수술실 간호사 4명이 확진된 삼성서울병원발 집단감염 여파도 진행형이다. 충남 서산시에서는 확진된 간호사 한 명의 지인도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삼성서울병원 관련 확진자는 5명으로 늘었다. 전날 623명이던 확진자들과의 접촉자는 하루만에 1,207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124명은 자가격리 또는 1인실 격리조치가 취해졌다. 그나마 퇴원환자 8명을 제외한 1,199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진단검사를 시행했는데도 아직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정 본부장은 “641명은 음성(감염 아님)이 나왔고, 나머지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퇴원환자에 대한 검사도 선별진료소 등을 통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가 음성이더라도 14일간의 잠복기 동안에는 발병할 수 있다는 점, 이태원 클럽발 접촉자 추적 범위가 광범위해지면서 3,4차 감염자들이 계속 나오는 점 등을 근거로 방역당국은 “당분간 추가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중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코인노래방처럼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환경의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 밀집도와 밀폐도 등에 따라 분류하고 방역지침을 세분화해 적용할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안본 회의에서 “이번 사례에서 확산의 매개체가 된 코인노래방에 대해서는 청소년의 출입을 엄격하게 관리 또는 자제토록 하는 조치도 검토하라”면서 “이태원에서 시작된 유행이 등교수업을 시작한 학교로 퍼지지 않도록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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