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檢 ‘회계부정 의혹’ 정의연 압수수색… 회계자료 등 확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 당선인·관계자 소환조사 할 듯 / 안성시, 쉼터 일부 건물 철거명령 / 윤, 무릎 꿇고 이 할머니에 사과 / 이 할머니 “안아줬지만 용서 안 해” / 이재명 “나눔의집 후원금 부정 발견”

검찰이 20일 회계 부정 의혹 등이 제기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세계일보

이용수 할머니가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 의혹을 제기한 이후 두번째 수요집회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자유연대 회원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이날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정의연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의연과 이 단체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 관련 사건을 경찰에 넘기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정의연의 후원금 횡령 의혹, 안성 쉼터 매입 및 매각 의혹 등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상대로 제기된 고발은 10여건에 달한다.

검찰은 확보한 압수물을 통해 정의연의 기부금 모금·사용 내역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와 비용 지출 등을 담당한 정의연 관계자나 윤 당선인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부금을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윤 당선인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세계일보

취재 열기 20일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하상윤 기자


또 경기 안성시는 정의연이 운영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 일부 불법건축물에 대해 ‘철거명령’(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이날 안성시에 따르면 담당 공무원들은 지난 18일 정의연의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에 대한 1차 현장조사에서 인허가 당시 설계도면에 없던 시설물들을 확인했다. 당일 정의연 측에 건물 개방을 요청했으나 협조를 받지 못해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안성시는 컨테이너박스 외부창고와 연못 옆 정자, 건물 뒤 비가림막에 대해 철거(원상복구)를 요청할 계획이다. 컨테이너박스는 쉼터를 관리했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의 아버지가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진다.

세계일보

사진=뉴시스


시 건축과 관계자는 “외부창고를 포함해 정자와 비가림막 모두 인허가 당시 설계도면에 없던 시설들”이라며 “‘가설건축물 축조신고’가 누락된 만큼 (철거를 위한) 사전통지문을 보내고 실행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법상 건물주가 사전통지와 실행명령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시는 지난 19일 팩스로 정의연에 협조공문을 보냈고, 정의연 측으로부터 “신속하게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는 조만간 정의연과 현장조사를 실시한 뒤 시정명령 사전통지를 할 방침이다. 정의연 측에는 한 달가량의 소명기간도 주어진다.

세계일보

20일 매입·매각, 불법건축물 등의 논란에 휩싸인 경기도 안성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 안성시에 따르면 왼쪽에 보이는 연못 옆 정자와 컨테이너박스 외부 창고, 건물 뒤 비 가림막 등은 허가를 받지 않고 지어진 불법건축물로 시는 이에 대해 철거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안성=남정탁 기자


쉼터 부지와 건물은 지난달 23일 4억2000만원에 매각된 상태로, 아직 등기상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지 않아 소유자는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으로 돼 있다. 안성시는 외부 건축물 외에 쉼터 본채에 얽힌 의혹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안성 쉼터의 건축물대장에는 연면적이 195.98㎡(약 59평)로 기재됐지만, 정의연이 공개한 연면적은 264.25㎡(약 80평)다. 정의연의 설명과 68.3㎡(약 20평) 차이가 난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지난 19일 대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10여분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이 할머니가 느낀 서운한 감정에 대해 사과하자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이) 불쌍하다’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데 대체 무슨 용서를 비는지 분간하지 못했다”며 “기자들이 용서를 해줬다고 하는데 용서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할머니는 갑자기 “와서 한번 안아달라고 하길래 한번 안아줬다”며 “늙은이 마음이 또 그렇지 않아서 한번 안아주니까 눈물이 쏟아지더라.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고 곽예남 할머니의 양딸 이민주(46)씨는 이날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장애인자활지원협회에서 정의연 후원금 유용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정의연은 더 이상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이용하거나 고통스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 연합뉴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후원금 집행내역을 놓고 내홍을 겪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양로시설인 경기 광주의 ‘나눔의 집’과 관련해 “특별점검에서 후원금을 부적정하게 사용하고 다수의 법률 미이행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기관의 노인 학대 여부에 대해 “특별사법경찰로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안성=오상도 기자, 유지혜 기자 sdo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