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론 ‘암판’이 덮친 인도 오리사주 바드락에서 20일 한 남성이 비닐 우의를 입고 대피하고 있다. 바드락=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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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사이클론까지 들이닥치면서 1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20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 외신은 벵골만에서 형성돼 북상하며 세력을 키운 대형 사이클론 ‘암판’이 이날 오후 인도 동부 웨스트벵골주(州)와 방글라데시 해안을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최고 풍속 190㎞의 강풍과 강한 비를 동반한 암판의 위력에 방글라데시 주민 220만명과 인도 주민 40~50만명 등 벵골만 해안의 양국 지역 주민들은 대거 대피에 나섰다.

‘슈퍼 사이클론’ 접근 소식에 웨스트벵골주의 콜카타 공항은 21일 오전까지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금지했고, 해안 인근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산사태와 홍수로 폐허가 된 현장에는 대규모 구조팀이 파견되기도 했는데, 방글라데시에서 주민을 대피시키던 자원봉사자 한 명이 배가 뒤집히며 익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많은 주민들이 대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안전 거리를 유지하면서 대피하기가 쉽지 않고,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대피소 내 충분한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감염 우려 탓에 대피를 거부한 주민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벵골만에선 매년 4월~12월 사이클론이 형성돼 인근 해안 지역에 큰 피해를 안기고 있다. 1999년에는 초대형 사이클론이 오디샤주를 강타, 1만여명이 숨졌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