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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네버 바이든' 심상찮다…다급한 바이든, 흑인 표심 구애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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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절대 뽑지 않을 것인지’를 묻는 비(非)호감도 조사에서 미국 국민의 과반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절대 뽑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미국인 절반가량이 ‘트럼프는 절대 찍지 않겠다’고 답했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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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워싱턴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4년 전 대선 때와 달리 '바이든에게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 비율이 과반을 기록한 것이 향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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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도는 해당 후보의 확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4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호감 후보'로 몰아세우며 당선됐던 바이든에게 치명적 한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년 만에 뒤바뀐 확장력의 한계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6개 경합주에 대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바이든을 절대 뽑지 않겠다”고 답한 ‘네버 바이든(Never Biden)’ 유권자는 49~52%로 나타났다. 4번의 조사 중 3번이 과반을 기록했다. 반면 ‘네버 트럼프(Never Trump)’의 응답 비율은 46~48%로 절반에 미치지 않았다.

2020년 대선 직전 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가 각각 36~41%와 48~55%의 비호감도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한 역전된 수치다. 사실상 1대1 대결로 진행되는 미국의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유권자가 과반을 기록할 경우, 산술적으로 승리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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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현지 매체와 전문가들은 이를 확장력의 한계가 정해졌다는 의미의 '천장이론(ceiling theory)'으로 설명한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는 보수 진영의 표를 총결집하며 극단적인 표 대결을 벌였지만, 확장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재선에 실패했다.

WP는 “정치권은 바이든이 가진 (확장력의)상한선은 실제로 트럼프보다 낮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바이든이 할 수 있는 일은 기존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을 넘어 돌아선 젊은 흑인과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표심을 되돌리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마이너리티’ 모두 등 돌려



실제 4년 전에 비해 빠져나간 바이든의 지지층의 상당수는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안 등 미국 사회 내 마이너리티 그룹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51% 대 47%를 기록했던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지난달 48% 대 49%로 역전됐다. 4%p 앞섰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1%p 뒤지는 상황으로 바뀌면서, 지지율 하락 폭은 -5%p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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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흑인 유권자만 놓고 보면 92% 대 8%로 압도했던 바이든의 지지율은 77% 대 18%로 격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지지율 변화폭은 -25%p에 달한다. 아시안 유권자의 이탈 폭은 -21%p, 히스패닉도 -13%p의 하락 폭을 보였다. 반면 백인 유권자의 지지율 변화는 -2%p에 그쳤다. 미국 사회의 주류인 백인을 제외한 모든 인종이 바이든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별 기준으로도 여성 지지율 변화폭은 -8%p로 나타났다.

윌리엄 갤스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트럼프는 흑인과 히스패닉 중에서 고학력층에서 더 강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민주당이 내세우는 낙태 이슈의 향후 효과는 미지수지만, 트럼프가 오히려 여성 지지율을 더 많이 늘린 점도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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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연일 ‘흑인 구애’에 올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운동 리셉션에서 “조지아는 내가 미국 대통령이 된 이유”라며 “전직 대통령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도 조지아이고, 우리가 다시 이길 수 있는 이유 역시 조지아”라고 말했다. 조지아는 대표적 경합주이자 흑인 인구가 33%를 차지하는 곳이다. 흑인과 히스패닉 인구가 급증하는 대표적인 주(州)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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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리 맥 티룸에서 흑인 지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소녀와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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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애틀란타 일정을 이례적으로 1박 2일로 잡았다. 19일엔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배출한 전통적인 흑인 남자 명문대인 모어하우스대 졸업식에서 연설을 한다. 흑인이 대표로 있는 기업체 방문, ‘전미 유색인종 발전협회’ 만찬도 잡혀있다. 앞서 애틀란타 방문 직전인 지난 17일 워싱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박물관 연설에서 “흑인의 역사가 미국의 역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모어하우스대의 일부 교수들은 바이든의 연설과 명예박사 학위 수여에 반대하며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바이든의 연설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친(親)공화당 성향의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회의에 참석해 “바이든은 미국 역사에서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몰아세우며 “당신은 해고다. 당장 사라져라, 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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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 총회에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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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은 난제…트럼프도 위기 가능성”



미국 정치권에서 ‘닥터 폴리틱스’로 불리는 스테판 슈미트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명예교수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소수 인종에 대한 바이든의 공약을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흑인과 히스패닉 사회는 이미 알고 있다”며 “바이든에게 더 큰 문제는 소수 인종을 위한 정책을 차단한 주체가 공화당 중심의 하원이라는 사실을 정작 유권자들이 모두 잊고 있다는 사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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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에서 데릭 존슨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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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 교수는 이어 “현재의 정치 지형상 지지 기반 확대보다 전통적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는 전략이 보다 효율적”이라며 “특히 11월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른바 ‘마가(MAGA)’로 대표되는 트럼프 2기에 대한 경계심이 현실화되면서 과거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의 일부가 트럼프를 경계하기 위해 바이든에 투표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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