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3 (월)

스마트폰 이어 TV마저… LG전자, 인도네시아로 TV 거점 옮기는 까닭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장 정체 및 TV판매가격 하락 '비용효율화 자구책'

H&E본부 영업이익률 2018년 9.2%→지난해 6.1% 하락

정부 리쇼어링 정책 역행 지적도…산업계 "불가피한 선택"

아시아투데이

LG전자 구미사업장 전경.




아시아투데이 정석만 기자 = LG전자가 구미사업장의 TV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생산라인 이전은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TV 판매가격 하락추세와 시장 성장 정체 속에서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평가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평택사업장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한 바 있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아시아 시장 TV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이르면 올해 안에 구미공장의 TV·사이니지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으로 옮긴다고 20일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 TV 수요가 정체한 가운데 생산지 효율화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며 “이미 폴란드와 멕시코에서 각각 유럽과 북미 지역 TV를 생산하는 등 권역별 거점 생산을 하고 있어 인도네시아 이전도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검토해 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구미공장에서는 롤러블 TV와 월페이퍼 등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과 의료용 모니터를 생산하고, OLED TV 등 주력 제품 생산은 인도네시아로 옮겨가게 된다.

삼성전자도 앞서 국내 TV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한 바 있어 국내에서 두 회사의 일반 TV 생산은 사실상 철수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10여년 전부터 수출용 TV를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수원 사업장 내수용 TV 생산라인도 지난 2018년 모두 철수해 해당 물량을 베트남 공장에서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TV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은 TV의 경우 생활가전에 비해 내수 비중이 적은 데다 글로벌 시장 수요가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시장 수요가 수년째 연간 2억2000만대 선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시장 경쟁 심화로 TV 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인건비 등 생산단가가 낮은 해외로 이전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LG전자의 TV 평균 판매 가격은 시장 경쟁 심화와 환율 악화 등의 영향으로 2018년 대비 6.6% 하락했다. 이에 따라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의 영업이익도 2018년 1조506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8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9.2%에서 6.1%로 하락했다.

LG전자의 생산라인 해외 이전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리쇼어링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사업효율화를 위해 불가피한 자구책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가열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덮친 경영 환경 속에서 해외 이전을 통한 사업 효율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