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이주민, 구호단체에 증언…이탈리아-몰타 외교 마찰 소지
몰타 해역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해안경비대 순찰선에서 하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반도와 가까운 지중해 섬나라 몰타가 자국 해역에 접근하던 이주민 보트를 이탈리아로 떠밀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고 AFP·dpa 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호단체 '알람 폰'(Alarm Phone)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리비아 트리폴리를 떠난 이주민 보트가 사흘 후 몰타 해역에서 해안경비대에 단속됐다. 당시 보트에는 아프리카 이주민 101명이 타고 있었다.
해안경비대는 이주민 보트에 총을 겨누며 항해를 못 하게 막고선 이탈리아 쪽으로 뱃머리를 돌리도록 했다고 당시 보트에 타고 있던 이주민들은 증언했다.
한 이주민은 "몰타 해안경비대가 '이탈리아로 가라'고 하길래 '연료가 없어서 안 된다'고 하자 보트에 부착하는 새 엔진과 연료 40ℓ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안경비대가 이탈리아 항로를 알려주며 나침반까지 건넸다고 부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원은 '들었겠지만 몰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져 있다. 모든 사람이 감염된 상태라 당신들을 데리고 갈 수 없다'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해당 이주민들은 몰타 해안경비대의 '조력'으로 같은 달 12일에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포찰로항에 도착했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몰타는 국제법상 자국 영해에서의 조난자 구조 의무를 위반한 것은 물론 이탈리아와의 외교적 마찰 소지도 있다.
몰타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달 초 이주민 보트 또는 국제구호단체의 구조선이 진입하지 못하게 항구를 폐쇄한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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