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오픈 유니버시티’ 내달 개설
수평적인 자기주도학습 유도
지역탐사-독서토론 참가자 모집
인천 중구 개항장문화지구 내 임시공간에서 기존 학습방식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시민대학이 다음달 초부터 진행된다. 이색 공공 강좌를 주도하는 임시공간의 서재. 인천 임시공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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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학생처럼 강사에게 뭘 배우는 기존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스승과 학생이 될 수 있는 열린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100년 넘긴 근대 건축물이 몰려 있는 인천 중구 개항장문화지구 일대에서 인천문화재단 지원으로 지식 연대를 통해 배움의 장을 여는 ‘인천 오픈 유니버시티(IOU)’가 다음 달 초 개설된다. 대학과 같은 거창한 캠퍼스가 아니라 특정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수평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유도하는 ‘열린’ 교육 과정이다.
다양한 문화기획과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중구청 바로 앞의 ‘임시공간’(중구 신포로 23번길 48)이 지역을 연구하는 모임인 ‘임공재’(임시공간 서재의 준말)와 온라인 독서토론 모임인 ‘북 후라이’를 선보인다. 이 2개의 이색 강좌에 참가하고 싶은 시민들을 임시공간 홈페이지를 통해 26일까지 모집한다.
임공재는 강독이나 토론보다 홀로 또는 소규모 연구모임을 만들어 지역을 공부하고 조사하는 지역 탐사 프로그램이다. 나이, 학력, 전공에 상관없이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한 참가자들에게 학습공간과 함께 팀당 50만 원씩의 자료조사비를 지원한다. 간단한 내용의 연구계획서를 ‘구글 폼’ 양식으로 제출하면 5개 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개인 또는 2∼5명 정도를 한 팀으로 구성하면 된다.
각 팀은 임시공간 1, 2층에 마련된 자료실, 서재에 비치된 지역 관련 문화예술 관련 논문이나 통계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자료실에는 2000년대 이후 인천 지역에서의 시각예술 경향을 정리한 연구기획 자료, 미술사 연표, 도심포구 연구 자료를 포함해 2000권 정도의 서적을 구비해 놓았다.
각 팀은 개별적으로 조사한 자료를 디지털 형태로 정리해 시민들과 공유해야 하고, 두 차례 정도 이어질 ‘오픈 살롱’(열린 강좌) 때엔 담소를 나누듯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임시공간 내 레지던시에 머무는 국내외 예술가와 함께 지역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채은영 임시공간 관장은 “제도권 교육 과정과 같이 어떤 결과를 설정하지 않고 지역 탐사를 하는 기획”이라며 “심도 있는 리서치가 아닌 가볍고 재미난 지역 연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독서모임인 북 후라이는 달걀 ‘후라이’의 요리 기법을 모방한 것이다. ‘서니사이드 업’ ‘오버 이지’ ‘오버 미디엄’ ‘오버 하드’와 같이 완숙, 반숙 등 달걀을 요리하는 방법이 다양하듯 책 읽는 법도 개성에 따라 달리하고자 한다. 특정한 책을 선정하지 않고 참가자가 읽고 싶은 책을 정해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내용을 공유하거나 어떤 책을 매개로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북 후라이를 하려는 리더 5명을 선정해 도서구입비로 각각 10만 원을 지급한다. 리더는 독서팀을 짜서 ‘줌’ 등 화상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10차례 정도의 온라인 모임을 진행하게 된다. 진지한 독서토론도 할 수 있지만, 일상을 이야기하는 ‘온라인 수다’를 떨어도 상관없다.
임시공간은 2016년부터 인천 지역 문화기반시설 현황, 지표, 통계를 조사하는 ‘로컬 큐레이팅 포럼’에 이어 청소년들이 개항장을 탐사해 문화생태지도를 작성하도록 하는 ‘인천시립미술관’과 같은 공공 문화기획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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