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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군산 ‘꼬꼬마 양배추’ 국내외서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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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국내서 개발한 국산품종

양배추보다 식감 부드럽고 단맛

입소문 나며 국내외서 주문 쇄도

2025년까지 생산량 3배 늘리기로

동아일보

지난해 6월 전북 군산시에 있는 군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군산 소형 양배추 수출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군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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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가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 보급한 소형(꼬꼬마) 양배추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군산시는 2025년까지 현재의 생산량을 3배 이상 늘려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21일 군산시에 따르면 올해 생산하는 꼬꼬마 양배추 전체 물량의 판로를 확보했다. 올해 말까지 일본과 대만에 300여 t을 수출하고 국내 한 대형마트에 매달 20∼30t을 납품한다. 동남아시아 국가 2, 3곳과 수출 상담이 이뤄지고 있어 올해 생산하는 700t을 모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꼬꼬마 양배추는 소형 양배추의 종자 이름이다. 20여 년 전 국내 한 종자회사가 개발한 순수 국산 품종이다. 국내 양배추 소비시장은 품질 기준을 크기와 무게로 정한다. 일반 양배추 크기의 3분의 1이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데다 재배 방법도 까다로워 농가들이 재배하기를 꺼렸다.

2018년 한 수출회사가 일본과 대만에 양배추 수출을 위한 재배 지역을 물색하던 중 군산시와 접촉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양배추 소비량은 6.5kg인데 일본과 대만은 15∼20kg이다.

쌀과 보리 재배 중심의 농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소득 작물을 육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온 군산시는 농가들을 설득했다. 당시 쌀 가격이 공급 과잉으로 폭락하면서 정부에서도 대체작물 육성을 적극 권장하고 있었다. 첫해 농가 7곳이 참여해 7.9ha에서 40t을 생산했다.

꼬꼬마 양배추는 일반 양배추보다 식감이 부드럽고 단맛이 더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415t을 생산했지만 한일 무역갈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상황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1, 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양배추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 대형마트에 90t을 공급했다. 수요가 늘면서 많은 농가가 참여했다. 올해 농가 66곳이 700t을 생산한다. 이는 국내 꼬꼬마 양배추 생산량의 60%다.

군산시는 내년까지 30억 원을 들여 꼬꼬마 양배추를 보관하는 저온창고 등을 지을 계획이다. 한 해 두 번 재배하던 것을 3번까지 늘리는 것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연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25년에는 연간 2500t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가공식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북도생물산업진흥원과 양배추에 들어 있는 기능성 성분 MMSC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MMSC는 위와 십이지장 염증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 소득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양배추 죽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상기 군산시 소득작목계장은 “지난해 농가 소득을 조사한 결과 꼬꼬마 양배추 재배가 쌀보다 2배 이상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득이 높아지다 보니 많은 농가가 참여를 희망해서 가격 안정을 위해 생산량을 조절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군산시의 꼬꼬마 양배추는 2019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원예특작 신기술 보급사업 종합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3관왕에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처음 개최하는 농식품 수출 우수 자치단체 경진대회에는 전북에서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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