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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한 달 미룬 연등회 결국 취소… “국민 안전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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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가 꽃피는 세상]

동아일보

19일 연등회 취소를 발표하는 연등회보존위원회 집행위원장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부장인 금곡 스님. 조계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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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30일)을 앞두고 치러질 예정이었던 연등회(燃燈會)가 19일 전면 취소됐다.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연등회가 취소된 것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령으로 행렬이 진행되지 못한 이후 40년 만이다.

조계종을 포함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사숙고 끝에 무엇보다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23, 24일 예정돼 있던 연등법회 및 연등행렬,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단, 30일 전국 사찰에서 봉행될 예정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하에 계획대로 진행된다.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팔관회와 함께 이어져 온 행사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돼 있다. 12월에는 제17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종단협 회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총무부장 금곡 스님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천년 넘게 이어진 소중한 전통문화이지만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사태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우선시해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이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동안 불교계와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히 이행해 주신 전국 사찰의 주지 스님들과 불자님들께 감사드린다”며 “국가와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결정이 더욱더 의미 있게 우리 사회에 회향될 수 있도록 뭇 생명의 평화를 위한 정진의 길에 함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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