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가 꽃피는 세상] - 선엽스님의 茶
한방차-꽃차 200여 종 개발한 스님… 저서 ‘힐링 약차’에 제조법 등 소개
우리 풀과 꽃을 이용한 약차를 개발해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선엽 스님. 동아일보DB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는 가운데 수제차 명인으로 널리 알려진 선엽 스님(48)의 한방차가 인체 면역력에 좋다는 소문이 난 뒤 인기를 끌고 있다.
스님은 어머니를 의료사고로 잃은 뒤 삶에 깊은 회의를 품고 2003년 유선사에서 성수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그 후 서울보훈병원 법당 호스피스로 일하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온몸이 마비되는 고통을 당하다가 우연히 한방차와 꽃차를 달여먹고 몸이 좋아졌다.
그는 그때부터 우리나라 풀꽃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다 원광디지털대 차문화경영학과에 입학해 체계적으로 차를 공부했다. 이후 체질별 맞춤차를 개발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200여 종의 한방차와 꽃차를 개발했다.
그는 최근 ‘선엽 스님의 힐링 약차’(마음서재·사진)를 펴냈다. 책 속에는 우리 몸에 좋은 82가지 한방차와 꽃차에 대한 특징과 효능 제조 방법 등이 자세히 실려 있다.
스님의 일과는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의 티 카페 ‘마음정원’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요즘 마음이 그지없이 무겁다. 지난 15년 동안 우리나라 나무와 풀꽃을 연구하여 쓴 책이 출간 이틀 만에 발생한 코로나19로 거의 홍보를 못 했던 것이다.
“참 복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괜찮아요. 코로나 덕분에 한방차 약차가 우리 몸의 면역력에 좋다는 한의학자들의 연구가 있어서 저의 한방차가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지요. 다 부처님 뜻인가 싶습니다.”
책에는 생소한 능소화, 환삼덩굴뿐 아니라 산과 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풀꽃들로 누구나 쉽게 차를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이 자세히 실려 있어 유용하다. 독소식물로 특별한 효능의 차를 만드는 방법도 담겨 있다.
스님은 2014년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세계보이차대회에서 입상했고, 2017년 중국 중앙(CC)TV는 스님의 차를 웰빙 식품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고려불화 재현전에 한국 대표로 초대되어 차문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당시 약차를 이용해 ‘먹는 화장품’을 만들어보자는 미국 유명 화장품 회사의 제안도 있었다.
“한방차와 보이차의 산지인 중국 CCTV에서 저에게 한국의 차를 소개해달라고 했을 때는 퍽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풀꽃과 나무뿌리를 이용한 한방차를 만들어 중국으로 수출하고 싶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를 차 문화로 바꾸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전국에 차 체인점을 여는 것이 당면 목표다.
정성욱 시인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