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9만8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00원 줄었다. 1분위 가구원들이 많은 임시·일용직 등의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근로소득이 줄어든 결과다. 그나마 정부 연금 등 이전소득이 늘면서 전체 소득은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일자리 충격은 1분위 가구에만 그치지 않았다. 1~3분위 가구 근로소득이 1년 전보다 2.5~4.2% 줄었다. 하위 60%의 근로소득이 동반 감소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4·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이 각각 7.8%, 2.6% 늘어난 것을 보면, 고용 한파가 주로 중산층 이하 가구에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덩달아 씀씀이를 줄인 것도 확인됐다. 1분위 가구의 가계지출은 175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8%나 줄였다. 통계청이 2003년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가장 많이 줄인 것은 교육비로 절반으로 떨어졌다. 다른 계층이 10~20%대 감소폭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당장 공부할 돈이 없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가정용품이나 의료·신발 등 구입도 40% 안팎 줄였다.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도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평균 25만2000원) 적자인 가구가 1분위 가구의 절반이 넘었다.
문제는 코로나19 고용충격이 본격화한 2분기 이후이다. 그 피해 역시 저소득 가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달에만 임시·일용직 일자리 78만여개가 사라졌다. 가계동향은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부터 끊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할 일은 분명해졌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 확충, 고용보험 확대 등 사회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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