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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조국 딸 고1때라며 소주 마시는 사진 재판에 낸 정경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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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고1때 사진 맞느냐"

"염색한 친구도 있고, 소주도 마시고 있네요. 고1이 맞나요? 혹시 연도가 잘못된 것 아닌가요?"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21일 자신의 재판에서 사진 하나를 제출했다. 이 재판 쟁점 중 하나는 2009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심포지엄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정 교수 딸 조민씨가 맞는지 여부다. 직전 재판에서는 이를 두고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렸다. 이에 정 교수 측은 이날 2007년 조민씨가 찍혔다는 사진을 제출하며 재판부에 '동영상 속 여성과 비교해 달라'고 한 것이다. 동일 인물이면 조민씨의 서울대 인턴 증명서가 사실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이 사진을 본 임정엽 부장판사(재판장)는 의문을 표시했다. 2007년 당시 조씨는 고교 1학년이었는데 사진에는 소주병을 들고 있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스크린에 사진을 확대해 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자 정 교수 변호인은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고 했고 임 부장판사는 "엄마(정 교수)는 아실 것이다. 연도가 잘못됐으면 수정해 보내 달라"고 주문했다. 법조계에선 정 교수 측이 이런 사진까지 내 가며 심포지엄 참석을 주장할 정도로 다급해진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조국 전 장관 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제시했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사진 파일의 생성 경위도 캐물었다. 김선희 부장판사는 "처음 사진 파일 생성 계기가 있을 것 아니냐. 그걸 누가 찍고 전달했는지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동양대 총장 직인이 컬러로 돼 있는 그 사진 파일은 정 교수가 검찰에 제출한 것이다. 제출될 때 촬영일과 파일 생성 정보 등이 모두 지워져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 교수 변호인은 "검찰 단계에서 변호했던 법무법인이 낸 것이어서 모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동양대 강사 휴게실 수색 중 발견된 정 교수 PC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나온 이유도 캐물었다. 정 교수 측은 "백업 과정에서 옮겨진 것"이라고 했고, 임 부장판사는 "저장된 경위에 대해 정확하게 누가 어떤 파일을 백업했는지 그런 부분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고 질타했다. 정 교수 측은 "형사 소송은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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