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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Money & Riches] 커피값보다 싼 보험료에 보장은 더 많이…`동전보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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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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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저금리 등 대내외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이른바 '커피값보다 저렴한' 미니보험 상품들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한 달 보험료가 1000원보다도 싼 일명 '동전 보험'도 속속 출시 중이다.

최초의 미니보험들은 주로 가격 인하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보니 보장이 부실하거나 보장 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 직후 반짝 화제가 됐지만 시장의 호응을 지속적으로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나온 상품들은 기존 미니보험을 업그레이드한 '미니보험 2.0' 형태로 고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월 보험료 990원의 운전자보험으로 월 1000원대 보험료 벽을 허물었다. 자가용 운전자라면 누구나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월 990원이라는 보험료로 보장받을 수 있다. 운전자 보험의 필수 항목인 교통사고 처리지원금(3000만원), 벌금(2000만원), 변호사 선임비용(500만원)뿐만 아니라 교통 상해 사망보험금(3000만원)까지 보장된다.

미래에셋생명의 온라인 암보험 시리즈도 인기다. 이달 미래에셋생명이 내놓은 '온라인 잘고른 남성미니암보험'은 커피값 잔돈 수준인 최소 월 250원으로 남성 발병률 1위부터 5위인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전립선암을 모두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30세 남성, 5년 보장 기준 한 달 보험료 250원은 특약을 제외한 단일 보험 기준으로 국내 최저 수준이다. 30세, 10년 만기 기준으로 봐도 월 390원이면 5개 암을 보장받을 수 있다.

상품이 보장하는 5개 암은 전체 암 환자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사전 예방에 대한 수요가 높다. 그러나 보험 시장에서는 대장암, 전립선암을 제외한 3대 암을 보장하는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다른 암 관련 미니보험 상품 보장 기간이 3년인 것에 비해 이 상품은 장기간 든든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보험 기간도 5년, 10년 중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 잘고른 남성미니암보험은 앞서 미래에셋생명이 출시한 '온라인 잘고른 여성미니암보험'의 후속작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0월 월 보험료 950원으로 발병률이 가장 높은 여성 3대 암(유방암, 갑상선암, 여성생식기암)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암보험에 대한 고객 수요는 꾸준하다. 통계청의 2019 공시를 보면 국내 남녀 사망 원인 중 압도적인 1위가 암이다. 하지만 디지털 금융에 익숙한 20대조차 미래에셋생명의 기존 온라인 암보험 가입률이 6% 수준에 불과했다. 따라서 미리애셋생명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으면서도 저렴한 보험을 추구하는 미니보험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고민했다.

동전보험을 출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불필요한 비용 절감이다. 통상 암보험은 '일반암'이나 '특정암' 등 대분류로 보장하는데, 이렇게 되면 개인별로 불필요할 수 있는 병에 대한 비용이 보험료에 반영된다. 미래에셋생명은 고객에게 반드시 필요한 보장 항목을 모두 열거해 가장 발병률 높은 암을 선정하는 작업으로 상품 개발을 시작했다. 가장 필요한 5개의 암만 특정해 보장하면서 상품 몸집을 줄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가격을 낮추고 온라인 보험 취지에 맞는 간편한 보험을 만들 수 있었다.

또 대면 판매에서 발생하는 설계사 수수료가 없는 것도 비용 절감 요인이다. 통상 유사한 상품을 비대면으로 팔면 대면 판매 대비 10~20%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비용을 줄인다는 건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맞춤형 판매 전략도 동원했다. 여성미니암보험은 상품 출시 후 금융 플랫폼 뱅크샐러드와 함께 핑크리본 캠페인을 펼쳐 보험 가입 시 유방암 극복을 위한 기부에 참여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남성미니암보험은 신용카드사 등과 제휴해 30·40대 남성 고객 중 건강관리에 관심이 있는 고객군을 특정한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마케팅 기법으로 여성미니암보험은 출시와 함께 월 400건에 달하는 판매 성과를 달성했다. 남성미니암보험은 출시 17일 만에 500건을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20대 가입자도 대폭 증가했다. 출시 전 당사 기존 온라인 암보험 가입자 중 20대 비중은 6%였으나, 미니암보험 출시 이후 10.3%로 증가했다.

구원회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본부장은 "두 상품은 발병률이 높은 남성·여성암을 콕 집어 보장하는 '핀셋 상품'들"이라며 "앞으로 디지털에 익숙한 2030세대 젊은 잠재 고객을 겨냥해 가성비와 접근성을 높인 언택트 미니상품을 지속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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