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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증권사 리포트 유료화 움직임에도 여전히 매도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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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자들의 참고자료인 증권사 리포트의 유료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용은 ‘매수’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3월 31일까지 1년간 국내 32개 증권사들이 제시한 ‘매도’ 리포트 비중은 전체의 0.07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건 중 1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2018년 4월 1일~2019년 3월 31일) 0.09% 대비 오히려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이후 올해 3월까지 매도 의견을 낸 증권사는 KTB투자증권과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단 4곳이다. 하지만 매도 리포트 비중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특히 매수 의견과 중립(보유) 의견은 각각 88.2%, 11.7%로 전년(매수 90.0%, 중립 9.9%)에 비해 매수 의견은 줄어든 반면 중립 의견은 늘어났다.

이는 증권사들이 최근 부담이 큰 ‘매도’ 의견 대신 ‘중립’으로 하향조정하며 눈치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반면 14개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도 비중은 12.7%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14.9%)에 비해 매도의견 비중은 줄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기업분석 보고서의 유료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매수’ 리포트만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투자증권과 흥국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리포트 유료화를 위한 금감원 신고를 마친 상태다. 일부 증권사는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리포트를 공개하며 부분 유료화를 추진 중이다.

KB증권은 올해 초 포털사이트에 제공해 오던 리서치 자료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 대신 고객이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해 볼 수 있도록 제한을 걸었다. NH투자증권도 일부 보고서를 대상으로 회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증권사들의 매수 일색 리포트 제공은 자칫 매도 의견을 낼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거나 기업영업부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2016년 하나투어는 자사에 대해 부정적인 리포트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기업 탐방을 잡아주지 않겠다고 압박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의 경우 리서치와 기업영업 부문이 분리돼 있어 비교적 매도 의견을 내는 데 자유롭다”면서 “하지만 국내 증권사의 경우 영업부서와 리서치 애널리스트가 함께 세일즈에 나서는 경우가 잦은 만큼 부정적인 정보보다는 긍정적인 정보만 찾아 제공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위상이 급격히 떨어졌다”면서 “자본시장 내에서 리서치센터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paperkiller@ajunews.com

양성모 paperkille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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