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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날 곳 없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LCC 국제선 '조건부' 운항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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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홍콩 등 노선 재개 움직임…취소 시 무료 환불 조건

1분기 실적 바닥, 추가 지원도 힘들듯…유동성 확보 절실

뉴스1

황금연휴 기간인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출국장 모습. 2020.4.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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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잇달아 국제선 '셧다운'에 돌입했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하반기를 기점으로 운항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올해 1분기 실적악화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2분기 역시 적자폭이 확대될 조짐이어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오는 7월1일 부산~홍콩, 부산~마카오 등 2개 노선의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당초 6월부터 국제선 재운항을 준비했으나 국내외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해외 입국 제한 조치 완화 예상 시점을 고려해 7월로 운항 시기를 조정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에어부산은 일단 홍콩, 마카오 노선을 재개한 뒤 이후 일본, 동남아 노선 등의 국제선 노선도 순차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부산발 칭다오, 후쿠오카 등 일본 노선의 예약을 받고 있다.

에어서울 역시 7월부터 인천발 도쿄, 오사카, 홍콩, 다낭, 코타키나발루, 보라카이 등 국제선 전 노선 운항을 목표로 예약을 받고 있다. 이밖에 타 LCC들도 해외 방역 상황을 지켜보며 재운항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LCC들이 이처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국제선 재개를 단행하는 이유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났듯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LCC 1위 제주항공이 영업손실 65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진에어가 313억원, 티웨이항공이 223억원, 에어부산이 385억원 등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역시 코로나19 국제선 수요 감소 영향이 본격 반영돼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LCC들은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운항 취소를 염두해두고 환불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펴고 있다. 쉽게 말해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돼 운항을 재개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한 조건부 재운항인 셈이다.

LCC 한 관계자는 "일단 예약금을 받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항공편 예약을 열어둘 수 있다"며 "운항이 취소되면 환불해줘야 하지만 수요가 회복된다고 가정하면 선제적 대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40조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 LCC 배제 가능성이 높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도 국제선 운항 재개를 앞당기게 하는 요소다. 그간 LCC 업계에선 해당 기금 지원을 통해 추가 자금지원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 요건에 따르면, 총 차입금 5000억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 기업이어야 한다. 현재 LCC들은 제주항공 등 일부 항공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차입금이 5000억 미만으로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현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국제선 재개를 통한 자생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LCC 사장단은 조만간 기간산업안정지원금과 관련, 국토교통부측과 면담을 갖고 LCC 지원 방안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LCC들은 정부의 차입금 기준에 큰 변동이 없는 한 산업 생태계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기금을 쓸 수 있다는 예외조항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다른 LCC 관계자는 "기간산업안전기금 지원을 못 받으면 LCC 산업 생태계가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국토부가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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