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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종목 실적은 괜찮다던데, PER(주가수익비율)이 너무 높아서 안되겠던데? 해외 경쟁사 PER보다 두 배는 더 높아서…그런데 또 업황은 나쁘지 않다고 해서 고민 중이야."
1개월여 전부터 주식 공부를 시작했다는 직장인 강모씨(33·여)와 특정 종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들은 말이다. 자신을 주식 초보자인 '주린이'(주식+어린이)라고 칭한 그는 대학 동기 등 지인들과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각종 주식 관련 정보를 주고받으며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강씨처럼 주식 공부에 매진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점에서는 재테크 관련 책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주식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몇백 명씩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이 수도 없이 나온다. 유튜브에서도 투자 관련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 게임 등의 흥미성 콘텐츠 위주였던 실시간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도 투자 관련 방송이 인기 순위권에 오르기도 한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주식 시장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지자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개미들이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등 똑똑해졌다는 의미로 '스마트 개미'라는 표현을 쓰지만 최근의 상황에는 '주험생'(주식+수험생)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변화가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막연하게 삼성전자 등 우량주 위주의 투자를 하던 개미들이 원유 폭락 사태를 계기로 더 깊은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 원유 가격 폭락에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괴리율 등의 문제로 큰 손해를 본 수 많은 개미들과 이 사태를 목도한 개미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공부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직접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전화를 걸어 각종 정보를 물어보거나 특정 종목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한 증권사에 연락해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어났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닥 종목이나 해외 종목을 잘 발굴해 큰 수익을 낸 사람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해 장을 시작하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6일 이후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2020.5.21/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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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주험생들이 늘어나면서 당분간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시장을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시장 순매수액은 27조936억원에 달한다.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월 말 처음으로 45조원을 돌파한 뒤 현재까지도 42조원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주식을 사들일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개인 자금이 대거 주식 시장에 들어오면서 우리 증시의 하방 지지력이 강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위원회가 직접 지난달 초 개인 투자자들에게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을 정도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지식과 정보로 무장한 개인 투자자들이 더 많아지면 주식 시장이 더 튼튼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부정확한 정보에 휩쓸리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교과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검증된 교습법이 있지도 않다"며 "최근 유튜브 등에서 정보를 듣고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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