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시설 나눔의집 직원들로부터 시설이 외부에 홍보된 바와 다르게 피해자들을 위해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의 모습.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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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에 하루에만 450건 이상 후원 해지·환불 문의가 들어오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기억연대에서 시작된 기부금 유용 의혹이 다른 모금 단체들로 연이어 번지며 기부자들의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상당수 후원자들은 환불도 요구하고 있으나 단체는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이라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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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만 해지·환불 요청 450여건 … "환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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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에 올라온 후원 해지 및 환불에 관한 입장문. 나눔의집은 후원 해지는 가능하지만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나눔의집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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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은 지난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금 후원 해지 및 환불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나눔의집에 따르면 후원 해지를 원하는 후원자는 나눔의집 공식 메일로 이름과 생년월일을 보내주면 정기 후원을 해지할 수 있다. 다만, 기존에 후원했던 후원금에 대한 환불(취소)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나눔의집 관계자는 "하루에만 후원금 해지와 환불 관련 문의가 450건 이상 들어오고 있다"며 "논란이 불거지기 전부터 환불 문의가 쇄도해 안신권 소장에게 문의했지만 환불을 해줄 법적 근거가 없으니 거절 의사를 밝히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눔의집 실수로 자동이체가 된 후원자에게는 환불을 도와주고 있지만 과거 후원금까지 환불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나눔의집은 환불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한 법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해당 관계자는 "안 소장이 구체적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지만 아직 별다른 얘기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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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환불은 어려울 듯 … "소송 외 방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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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시설 나눔의집 직원들로부터 시설이 외부에 홍보된 바와 다르게 피해자들을 위해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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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기부금 환불이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한다. 내부 규정이 없는 한 소송 등 법적 절차 외에는 환불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현 변호사(법무법인 세창)는 "단체 내부적으로 환불 규정이 있으면 좋겠지만 기부단체의 경우 그런 규정을 마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법적으로 기부금 반환을 요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후원자들이 단체의 공금 유용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 정신적 피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형사고소와 더불어 민사 소송까지 진행되면 단체로서도 타격이 클 수 있으니 환불 요청을 받아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눔의집의 경우 기부금품법 모집 등록을 하지 않아 관련법상 반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부금품법상 기부금 유용이 드러날 경우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나눔의집은 이마저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정환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기부금품법상 반환 규정이 성립하려면 나눔의집에서 기부금품 모집을 위한 모집 등록을 해야 했는데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한 형사처벌은 가능하지만 증여에 대한 민사 소송을 진행하지 않는 이상 반환(환불)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나눔의 집 관련 논란은 지난 19일 한 매체에서 후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나눔의집 후원금이 후원자 동의 없이 생활관 증축 설립에 사용됐다는 것이다.
또 3년 동안 67억원을 후원금 명목 수입으로 받았으나 정작 사용한 금액은 39억원밖에 되지 않는 등 기부금 유용 의혹도 제기됐다. 나눔의집은 후원금 대부분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후원금을 받아왔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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