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빙수시장도 지각변동 '1인 빙수' 전성시대
생딸기설빙 (설빙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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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 20대 직장인 A씨는 여름이면 시원한 카페에서 빙수를 즐겨 먹는다.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면서 업무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지난달 올해 첫 빙수를 개시했지만 장소는 카페가 아닌 회사 휴게실이었다. 빙수를 배달해 주는 업체가 많아져 굳이 건물 밖으로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빙수 메뉴가 해마다 달라지고 있어 선택 폭이 넓다"며 "빙수가 녹지 않아 카페에서 먹는 것과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기온과 함께 빙수 시장도 뜨거워지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물론 '고급화'만 추구했던 호텔들도 양을 줄인 혼빙 메뉴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빙수를 하나를 시켜서 여러 명이 같이 먹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달이 활성화되면서 사무실이나 집에서 얼마든지 매장에서 먹던 맛 그대로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 4월 설빙 배달 매출 111% 늘어…집콕족 주문↑
22일 설빙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 빙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다.
빙수 배달 증가는 때이른 더위에 코로나19로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가 더해진 결과다. 집 안에 머무르는 집콕족이 식사 배달 음식에 디저트까지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설빙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집콕족 빙수 주문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무더운 여름철엔 배달 과정에서 빙수가 녹아 제맛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랭(保冷) 기능이 약해 매장 포장 조차도 꺼렸다. 업체들도 빙수 배달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설빙은 2018년 선제적으로 빙수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전용 보랭 용기와 배달 전용 레시피를 개발해 집에서도 매장과 동일한 맛과 품질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4월 설빙 배달 매출 중 빙수 비율이 지난해 69%에서 75%로 오른 이유다. 매장에 빙수를 파는 이디야·파리바게뜨·뚜레쥬르도 빙수 전용 용기에 아이스팩과 보랭팩을 더한 포장으로 배달 강화에 나서고 있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라이더(배달원) 원동기에 설치한 보관함도 신선도 유지를 위한 보랭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며 "진공 보랭 포장으로 제품을 배달하면 30분 정도는 빙수가 녹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터컨티넨탈의 1인용 빙수©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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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수 1인 혼빙이 대세…호텔까지 가세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양을 줄인 1인 맞춤형 메뉴를 속속 내놓고 있다. 기존 빙수가 2∼3인에 맞춰진 것과 달리 소비 부담 문턱을 낮춰 판매량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나눠 먹는' 습관이 사라져 1인용 빙수에 소비가 몰릴 조건도 갖췄다.
이달 엔제리너스는 1인 빙수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 그릇당 2~3인분인 양에 부담을 느꼈던 소비자를 고려했다. 달콤커피도 1인용 '생자몽 컵 빙수'를 내놨다. 머그컵사이즈로 출시돼 혼자서 간편하게 빙수를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달콤커피 관계자는 "지난주 빙수 매출은 2주전과 비교해 15% 이상 늘었다"며 "단체 손님도 각각 1인 빙수를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호텔업계까지 1인 빙수 시장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아 일부 소비층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버리겠다는 의도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은 예년과 달리 빙수 출시일을 1주일 앞당기고 제철 과일을 활용한 수박·망고 빙수를 선보였다. 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지난달부터 로비 라운지에서 1인 빙수를 팔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말이 섞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1인용 빙수 판매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국내 빙수 시장 규모가 지난해 4000억원에서 올해 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배달 산업 성장과 1인 맞춤형 전략이 맞물리면서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배달 앱 활성화로 집에서도 녹지 않은 빙수를 먹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다양한 디저트를 즐기려는 소비 문화가 빙수 인기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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